섹션

정부, 은행의 외화유동성 일별 점검키로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로 인해 금융 시장에 대한 불안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에 대해 앞으로 일별로 점검하기로 했다.

리먼 사태에 비하면 외화유동성을 비롯한 모든 지표가 양호한 수준이지만,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금융 시장이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겠다는 것이다.

또 금융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투기세력 및 교란 요인에 대한 점검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4개 기관은 10일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와 한은, 금융당국은 외화유동성을 점검한 결과 2008년 9월 리먼 사태와 비교할 때 국내 외화자금시장 상황이 매우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우선 초단기 자금시장인 오버나이트 차입금리는 8일 기준으로 0.15%로 매우 낮은 상황이며, 스와프 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됐으나 과거와 비교할 때 매우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진단했다. 또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최근 상승추세였으나 9일에는 126bp(1bp=0.01%p)로 전날보다 10bp 하락하는 등 안정세라고 평가했다.

은행의 외화잉여유동성(외화현금 또는 즉시 현금화가 가능한 외화자산)도 리먼 사태 직전보다 큰 폭으로 증가해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화 차입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주요 국책은행의 외화조달 여건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은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앞으로도 국내 은행의 단기 차환율과 여유자금 규모 등 외화유동성 현황을 일별로 점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둔화된 가운데 성장전망의 하방위험도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판단한 만큼 미국 등의 실물경제 동향과 정책대응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4개 기관은 또 최근 금융시장 상황이 국내 금융ㆍ실물경제 펀더멘털과 해외 투자자 시각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중요하며 국제금융시장 불안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이밖에 이미 마련된 위기대응계획에 의해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추진함으로써 투자자의 불안심리를 해소하고 금융시장 안정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