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지난달 18일 금융당국에 의한 영업정지가 이루어지기 전에 100억원대 회사 자산을 빼돌린 의혹을 받고 있는 토마토저축은행이 수사에 대비해 불법대출장부를 '비밀창고'에 숨겨놓고 증거인멸까지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7일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에 따르면, 지난달 토마토저축은행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건물 지하창고에서 불법대출 관련 장부 등 주요 문서와 CD 등이 발견됐다.
합수단은 특히 이들 장부와 CD 일부에서 파일이나 데이터가 삭제된 흔적을 발견, 회사 측이 수사에 대비해 이들 자료를 비밀창고에 옮겨놓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수단은 토마토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직전 담보로 보관돼 있던 100억원대의 유가증권을 외부로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로 여신담당 임원인 남모(46) 전무를 이날 밤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상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남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남 전무가 반출한 유가증권 대부분은 상장ㆍ비상장법인 주권이고 일부 채권과 회원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무는 또 무담보나 부실 담보물로 1천100억원 가량을 부실대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합수단은 남 전무가 사실상 실무자에 가깝다는 점에 비춰 유가증권 반출이나 부실대출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조만간 이 은행 대표이사나 대주주 등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