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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수수료율 0.2%P 인하 검토... "1.5%까지 인하는 어려워"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영세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소폭 인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낮은 수수료율 적용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중소 카드가맹점도 20만곳가량 늘릴 예정이다. 하지만 중소가맹점들이 요구하는 1.5% 수준으로는 인하하지 못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영세 가맹점들과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0.2%포인트 낮추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재 전방위로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내리라는 압박이 들어오고 있어 내부적으로 어느선까지 내릴 수 있는지 보고 있다"면서 "회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평균 0.2%포인트 정도 내리는게 어떠냐는 얘기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대형카드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대외압력이 워낙 거세 중소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인하할 계획"이라며 "시기는 음식업중앙회의 '카드 수수료 인하 결의대회'가 열리는 오는 18일 이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카드사의 한 고위관계자도 "결제비용 등을 고려하면 수수료율 인하가 쉽지 않지만 악화된 소비자 여론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중소가맹점이 요구하는 1.5% 수준은 받아들이기 어려워 그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수수료율을 새로 책정할 계획"이라고 전했었다.

현재 영세가맹점과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0∼2.10%, 전통시장의 수수료율은 1.60∼1.80% 수준이다.

0.2%포인트 인하 방안이 확정되면 음식업중앙회가 바라는 1.5% 수준에는 못미치지만,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 상한을 2%로 제한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요구에는 부합하게 된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 분위기로 볼 때 음식업 등 영세 자영업자들을 위해 카드 수수료율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 경기 불황으로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0.1∼0.2% 포인트 이상 내리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수료율 0.2%포인트 인하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우세할 경우 카드사들이 인하폭을 추가로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카드업계는 협회 등을 중심으로 우대 수수료 적용 대상인 중소가맹점의 범위를 현재 전체 가맹점의 58%에서 7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현재 낮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중소 가맹점의 기준은 연매출 1억2천만원이지만 내년 1월부터 1억5천만원으로 확대된다. 이를 1억5천만원에서 2억원으로 다시 상향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중소 가맹점의 연매출 기준을 2억원으로 상향조정하면 최소 20만곳가량의 가맹점이 추가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게 카드업계의 분석이다.

이와는 별도로 정부는 신용카드보다 수수료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체크ㆍ직불카드의 사용을 늘리기 위한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정치권에선 직불카드에 대한 소득공제 확대를 요구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는 세수감소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비용이 많이 드는 신용카드 위주의 결제관행이 지속되는 한 수수료 인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들이 결제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직불형카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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