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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산업' 시멘트업계 '친환경산업'으로 변모

[재경일보 조영진 기자]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대표적인 굴뚝산업인 시멘트 관련 업종이 친환경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어려운 살림 속에서도 시멘트 업계는 친환경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9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한일시멘트와 동양시멘트, 라파즈한라시멘트는 석회석을 소성로에서 가열할 때 나오는 고온의 배기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폐열발전설비를 도입했다. 과거 대기 중에 그대로 배출하던 배기가스를 재활용해 전력을 자체 생산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은 물론 외부 전력 사용량까지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환경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시멘트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CO2 배출량의 60%가 석회석 소성 과정에서 나온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업계에서는 이 같은 폐열발전 도입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정부의 온실가스 저감 정책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클 뿐 아니라 최신식 설비를 갖춘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폐열발전 설비(사진)는 지난 6월부터 가동돼 시간당 26㎿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한일시멘트는 폐열발전 설비로 공장 전체 전력 소모량의 30%를 생산하고 있으며, 이런 노력으로 9월에는 시멘트 업계 최초로 환경부로부터 녹색기업으로 선정됐다. 현재는 CO2를 줄이는 것은 물론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CO2를 활용할 수 있는 또 다른 사업을 연구하고 있다.

이 회사는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경영에 비상이 걸린 와중에서도 총 800억여원을 들여 폐열발전 설비를 지었다. 그리고 CO2 배출량을 줄인 덕분에 앞으로 20억여원 규모의 탄소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측은 추산하고 있다.

앞서 국내 최초로 폐열발전 설비를 도입한 동양시멘트 삼척공장은 이 설비를 통해 시간당 20㎿의 전력을 생산하고 연간 5만t 가량의 온실가스를 줄이고 있다.

성신양회도 시간당 28㎿의 전력을 생산해 연간 8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최신식 폐열발전 설비를 조만간 완공할 예정이며, 나머지 시멘트 제조업체들도 모두 폐열발전 시설을 도입할 계획이다.

친환경 산업으로의 변신을 위해 시멘트 업계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또 하나의 방안은 기존의 유연탄 대신 폐기물을 재활용한 보조 연료의 사용을 늘리는 것이다.

이미 국내 시멘트 업체들은 1천억원 이상의 설비 투자를 통해 폐합성수지, 폐타이어 등의 폐기물을 시멘트 소성 과정에서 보조 연료로 재활용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폐기물 재활용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서 과거 석회석을 소성로에서 가열하는 연료로 100% 수입 유연탄을 사용했던 국내 업체들은 폐기물 보조 연료의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늘린 결과 지금은 폐기물 비중을 20~25%로 늘렸다.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재활용하지 않으면 버려질 폐기물을 돈을 주고 구입해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보조 연료로 사용함으로써 환경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폐기물 재활용의 비중을 더욱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최신식 집진설비와 냉각수 재활용 시스템의 도입 등으로 환경오염 방지에 공헌하고 있다고 시멘트 업계는 강조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업체들의 노력으로 쌍용양회 영월공장에는 대규모 황새 도래지가 자리잡았고 한일시멘트 단양공장의 배수로에는 물고기가 살게 됐다"며 "시멘트 업계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더욱 가속화하면 명실상부한 녹색산업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