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신용카드 회원 유치를 위해 사용되는 신용카드사의 회원 모집비용이 급증, 카드사들의 카드 발급 과열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26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의 올해 상반기 카드 모집비용은 3천8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천572억원)에 비해 1천294억원 늘었다. 이것은 2008년 전체 카드 모집비용(3천794억원)을 이미 넘어선 것이며, 지금의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연간 회원 모집비용이 6천억원을 거뜬히 넘길 전망이다.
카드 대란 직전인 2002년 회원 모집비용이 4천777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제2의 카드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에 국민카드와 삼성카드, 하나SK카드가 회원 모집 비용을 크게 늘렸다.
지난 3월 KB국민은행에서 분사한 KB국민카드는 단기간에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 회원 모집비용을 마구 쏟아부어 올해 1분기에 222억원, 2분기에 749억원 등 올해 상반기에만 7개 전업 카드사 중 최고액인 971억원을 회원 모집을 위해서 사용했다.
삼성카드 또한 올해 상반기에만 회원 모집비용으로 778억원 투입해 전년 동기(428억원)보다 350억원이나 더 사용하는 등 모집비용을 거의 2배 수준으로 늘렸다.
하나SK카드도 회원 모집비용으로 240억원을 사용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9억원을 더 투입했다.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도 전년 동기에 비해 소폭 늘어난 올해 상반기에 각각 778억원과 435억원을 회원 모집에 사용했다.
올해 상반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회원 모집비용을 줄인(89억원) 전업카드사는 현대카드 밖에 없었다.
문제는 은행들의 카드사 분사가 계속되고 있어 경쟁로 인해 회원 모집 비용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에서 하나SK카드가 분사한 데 이어 올해 국민은행에서 KB국민카드이 분사해 시장에 진입하면서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초에는 우리은행에서 우리카드가 분사해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나설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카드사들이 지급하는 모집인 비용까지 합치면 카드 1장 발급에 10여만원이 드는데, 이는 결국 수수료나 다른 방법을 통해 카드 이용자의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 당국은 최근 카드사들의 과도한 외형경쟁을 막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건수를 연간 3% 이상, 마케팅 비용을 13% 이상 늘리지 말라고 지시했으나, 중소형 카드사들이 대형사들을 위한 역차별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규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