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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학원·안경점도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 30일부터 사상 최대 자영업자 파업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나이트클럽과 유흥업소, 학원과 안경점 등이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에 항의해 오는 30일 사상 처음으로 파업에 돌입한다.

이번 파업에는 모든 유흥주점과 경비업, 마사지업, 학원, 안경점 등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소속 60개 자영업종에서 최대 500여만명이 동참하기로 해 카드사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대규모 자영업계의 집단 파업은 이번이 사상 처음으로, 이날 하루 학원과 안경점은 물론, 단란주점·룸살롱·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도 대부분 영업을 중단한다.

1일 여신금융업계와 자영업계에 따르면,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오는 30일 장충실내체육관에서 5만여명이 결집한 가운데 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하기로 했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나머지 직능단체 회원들은 당일 휴업을 통해 카드사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업종별로 지나치게 높은 카드 수수료율이 부과돼 영세한 자영업자들은 견디기 힘든 실정”이라며 “우리는 업종 구분없이 카드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기 위해 이달 30일 오후 1시30분 장충실내체육관에서 3만여명의 자영업자들이 모이는 대규모 집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권자시민행동에 따르면, 이번 카드 수수료 인하 촉구 집회는 오는 30일 집회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잇따라 열릴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부산, 대전, 내년 1월에는 대구, 광주, 제주에서 공동 시위를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 분위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킨 뒤 내년 2월에 최대 10만명에 이르는 자영업자들이 서울에 다시 모여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이 한꺼번에 휴업을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인데다, 60여개 자영업종이 동참하는 것도 처음이라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흥업은 4만여개 60여만명, 학원업은 9만여개 100여만명, 마사지업은 10만여개 60여만명, 안경사업은 5만여개 25만명 등이 종사하고 있다. 이번 휴업에 참여키로 확정된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소속 종사자 규모만 500만명이다.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는 사회에 소외된 자영서비스업의 직능경제인들이 서로 전문성을 이해하고 힘을 합치자는 취지로 1998년에 만든 경제단체다.

오호석 유권자시민연대 상임대표 겸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유흥업을 포함한 대부분 업종을 영세한 자영업자가 차지하고 있음에도 카드사들이 고율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어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면서 "오는 30일 전면 파업을 통해 우리의 억울함을 토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간 직종별 따로따로 카드사와 수수료율 협상을 벌여 제대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며 "최근 회의를 열어 오는 30일 60개 업종 자영업자들이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의 요구는 업종 구분없이 카드 수수료율을 1.5%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것"이라며 “이번에 직종 전반을 아우르는 자영업자들이 백화점·대형마트 등에서 사용되는 1.5% 수수료율 정도로 현행 카드 수수료율을 낮춰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현재 유흥 및 사치업의 경우 이용료와 봉사료까지 합친 비용에 4.5%의 카드 수수료율을 부과받고 있으며, 안경점은 2.6∼2.8%, 학원은 3.0∼3.5%를 적용받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롯데카드, 현대카드, 하나SK카드, 비씨카드는 지난달 17일 대외 압력에 굴복해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미만으로 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내리기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이들 단체는 카드사의 조치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면서 모든 업종의 수수료율을 1.5%로 낮추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등 유흥 및 사치업의 경우, 최근 카드사들이 중소가맹점 범위를 넓히고 수수료율을 낮추는 조치에서 제외된 상황이라 더욱 분개하고 있다.

한 카드사의 임원은 "자영업자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 이를 카드사에만 전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하지만 업종별로 수수료를 추가로 내릴 수 있는지는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