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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전 수석부사장 존 엘리엣 "단일 OS 전략이 애플의 힘"

[재경일보 박우성 기자] 제이 엘리엇 전 애플 수석부사장은 애플 제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충성도가 높은 이유는 '단일 운영체제(OS) 전략'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와 애플 소송전의 승자는 없다면서도 애플의 편을 들었다.

한국에서의 강연을 위해 방한을 앞두고 있는 엘리엣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다양한 제품이 단 하나의 운영체제를 갖고 있다"면서 "애플 사용자는 (단일 OS의 장점인) 제품 간 호환기능을 바탕으로 애플만 구매하는 충성고객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 브랜드는 기술적 부분이 아니라 우월한 사용성을 바탕으로 소비자 만족을 실현하며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엘리엇 전 수석부사장은 이에 견줘 삼성전자의 고객은 휴대전화에서 안드로이드를 이용하고 컴퓨터에서 윈도를 사용한다고 지적해, 각기 다른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삼성전자 제품 사이의 호환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점을 암시했다.

그는 또 "완벽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만이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이라며 "오늘날과 같은 IT 시장에서 휴대전화·컴퓨터·태블릿 등 다양한 제품끼리 호환되지 않는다면 그 회사는 절대로 애플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한편, 그는 현재 이슈가 되는 삼성전자과 애플의 특허 소송에 대해 "개인적으로 양사의 소송전에 승자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다만 애플은 경쟁사가 디자인을 도용한 데 대해 언짢아(upset)한다"고 말해 은근히 애플 편을 들었다.

상징적 존재였던 창업주 스티브 잡스가 사라진 애플의 향후 모습에 대해서는 "애플에는 개발 진행 중인 제품이 항상 2~3년치 있으며, 스티브 잡스의 혁신과 창의적 기업정신이 최소 3~5년 동안 애플에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새로 애플의 사령탑을 맡은 팀 쿡과 조너선 아이브에 대해 "잡스가 일선에서 물러선 지난 3년간 애플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애플은 팀 쿡을 중심으로 하는 팀워크에 뛰어난 비즈니스 모델을 결합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애플 식 리더십을 소개한 책 '아이리더십(iLeadership)'의 공저자이기도 한 그는 스티브 잡스와 같은 리더를 키우는 비결을 다름 아닌 '제품 중심'과 '고객 중심'에서 찾았다.

그는 "리더들 자신이 시장에서 인정받은 제품의 열혈 사용자가 돼야 디자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며 "기업 조직을 꾸리는 데 있어서도 제품 중심으로 능력 있는 직원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