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혜란 기자] 획기적인 공교육 영어 모델로 관심을 모았던 파주영어마을이 결국 민간에 위탁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매년 수십억원대의 적자가 쌓이는 등 개원 이후 5년 연속으로 만성적자에 시달려 더 이상 자체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23일 경기도북부청에 따르면, 파주캠프 운영방식 전환을 위해 도의회와 협의 중이며 조만간 구체적인 위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006년 4월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에 문을 연 영어마을 파주캠프는 도(道)가 설립한 재단법인 경기영어마을이 관리, 운영했다.
내부에 과학극장, 방송 스튜디오, 어린이도서관, 테마전시 체험관, 우체국, 은행 등 공공ㆍ문화시설 40개 건물이 들어섰다.
원어민이 체험 프로그램 강사로 나서 외국에 가지 않고도 외국에서처럼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교육시설로 기대를 모았다. 심지어 '파주캠프로 유학 간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경기도의 예상과 달리 매년 적자를 면하지 못하며 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때마다 도마 위에 올랐다. 도가 매년 40억원가량 출연했으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파주캠프는 2008년 41억원, 2009년 63억원, 2010년 2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 사이 전국에 공공ㆍ사설 영어마을이 44곳이나 생겨나면서 '최초의 영어마을'이라는 메리트도 크게 줄어들었다.
경기도북부청은 지난 7월 경영개선을 위해 한국생산성본부에 컨설팅을 의뢰했고 최근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주캠프 자립도는 개원 첫해 26%에서 지난해 73.9%까지 오르기는 했지만 저소득층 자녀가 캠프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공공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자립도를 더는 높일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인 민간 위탁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콘텐츠 업그레이드, 국내ㆍ외 마케팅, 관광 산업화 등이 가능한 업체가 선정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따라 민간 위탁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경기도북부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 민간 위탁을 염두에 두고 보고서를 세밀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의회 동의와 위탁 심의 절차를 거치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