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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매수' 국민연금 등 4대연금 수익률 자산운용사에도 못 미쳐

[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증시방파제', '소방수', '구원투수' 등이라고 불리며 하락장 속에서 든든한 지수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국민연금 등 4대연금의 운용 수익률이 자산운용사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 재정 위기 등 대외 악재로 인해 올해 -14%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가 매수를 했다고는 하지만 대외 악재로 단기간에 끝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수익률 회복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국민 노후 자산의 고갈 속도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과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은 올 들어 8월 말까지 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해 각각 -9.56%, -10.83%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 위기라는 대형악재가 터진 뒤인 9월 말 현재 누적 수익률은 각각 -14.01%, -17.11%로 더욱 나빠졌다.

공무원연금의 누적 수익률은 8월 말 -8.7%, 9월 말 -16.4%였고, 주식 간접투자로 기금을 운용하는 국방부 군인연금은 각각 -11.98%, -14.79%였다.

4대 연금이 모두 14% 이상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내 44개 자산운용사들이 8월 말까지 -10.34%, 9월 말 -14.39%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도 비슷하거나 뒤처지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유럽 재정 위기 등의 대외 악재가 단시간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 회복이 가능할지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의 마이너스 수익률이 길어질 경우 2060년과 2030년으로 전망된 국민연금과 사학연금 고갈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기금의 운용 취지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투자했다면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위험자산에 투자한 자금이 자산운용사의 수익률에도 못 미쳤다면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