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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X' 준고속이라더니 춘천~용산 70분대 주파… 급행열차와 소요시간 비슷

[재경일보 김혜란 기자] 서울과 춘천 구간을 시속 180km로 주파할 수 있는 준고속열차 `ITX-청춘'의 운행시간이 현재 주요역만 정차하는 급행열차와 비슷해 실질적인 시간단축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코레일은 13일 춘천시청 열린공간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새로 투입되는 경춘선 ITX 청춘은 춘천~용산간 74분, 청량리~춘천간 64분에 운행할 예정"이라며 "기존 주요 정차역에만 정차하면서 상봉역까지 운행하던 급행열차는 폐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들은 그동안 79분만에 춘천역에서 상봉역까지 주파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번 ITX 열차 운행으로 인한 시간 단축 효과가 크지 않아 불만을 토해내고 있다.

게다가 용산~춘천을 운행하는 ITX-청춘의 운임이 9,800원(청량리~춘천 8,600원)인데 반해 급행열차 운임은 1/3 수준도 되지 않는 2,600원이었다. 운행 시간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 가격만 3배로 크게 오른 셈이다.

비싼 요금이 문제가 되자 코레일측은 정기승차권을 통해 할인율을 45~60%까지 올렸지만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할인율은 정기승차권을 구입한 이용자에게만 적용되는데, 25세 미만 청소년의 경우 60% 할인율을 적용하고 일반인은 10일용이나 20일용 정기권은 45%, 1개월용 정기권은 50% 할인해 청소년은 춘천~용산 3천900원(춘천~청량리 3천400원), 일반인은 춘천~용산 5천400원~4천900원(춘천~청량리 4천700원~4천300원)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25세 미만 이용자의 경우 최대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1달 정기권을 구입해 이용하면 춘천에서 청량리까지 월 교통비가 대략 13만원대로 현행 급행열차를 이용해 상봉까지 가는 것보다 시간은 5분 단축에 불과하고 요금은 3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한다.

또 ITX의 정기권 이용자는 지정좌석제가 아닌 자율석이어서 자리가 부족한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권용범 춘천경실련 정책실장은 "1만원에 가까운 ITX열차 운행보다 현재 주요역만 정차하는 급행열차를 청량리역까지 연장하는 편이 속도와 가격적인 면에서 낫다"며 "내일(14일) 경춘선 ITX의 운행과 관련한 문제점에 대해 기자회견을 갖는 등 본격적인 항의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코레일의 한 관계자는 "승무서비스를 비롯해 화장실, 수유실, 판매시설, 인터넷 사용이 가능한 편의시설 등 지정좌석제로 운행하는 ITX와 현재 운행하는 전동차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