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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 내년 1분기가 분수령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외환시장이 유럽 재정위기, 경상수지 적자, 외국인 배당 등의 악재로 2012년 1분기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1분기를 잘 넘기기만 하면 전체적으로 내년 원·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 경상수지 적자 등 악재 겹겹이

23일 외환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 한해 외환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리스크가 내년에도 외환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내년 1분기에 환율 상승을 촉발할 요인들이 잇따라 기다리고 있다.

우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원화에 대한 매력이 줄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우리나라의 내년 연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1분기에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최근 통계를 보아도 1분기에는 설 연휴가 끼어 있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급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1분기에 9천만달러로, 2분기 107억4천만달러, 3분기 101억2천만달러, 4분기 84억7천만달러와 비교하면 극도로 적은 액수일 뿐 아니라 겨우 적자를 면했다.

올해도 2, 3분기에는 각각 54억9천만달러, 67억달러를 기록했지만, 1분기에는 절반도 안 되는 26억1천만달러에 그쳤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다시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경상수지에 큰 부담이다. 통상 겨울철에는 난방용 원유 수입이 늘어나 유가가 올라간다.

이런 이유로 세계 최대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연간으로는 GDP 대비 1.7% 흑자를 보이겠지만 1분기에는 0.2%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클레이스캐피털(1.7%)과 씨티(1.2%), 도이체방크(0%) 등 상당수 투자은행(IB)의 연간 전망치는 골드만삭스보다 더 낮게 전망돼 1분기 적자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통상적으로 3~4월에 집중되는 외국인투자자의 배당금 송금도 환율에 단기적인 부담이 된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초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지급될 배당금이 최대 5조2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3분기에 외국인이 국내에 직접투자, 증권·기타투자를 통해 얻은 배당금 등을 의미하는 투자소득 배당 지급액은 14억8천만달러다. 8분기 연속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런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2~4월 유로존 국가들의 국채 도래 물량까지 겹쳐 내년 초 달러화는 한층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내년 전반적으로는 안정 가능성

그러나 내년 한 해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올해보다 환율이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대부분이다. 1분기만 잘 넘기면 환율 문제는 크게 심각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경제연구소는 내년 환율 평균 전망치를 1,060원으로 제시하고, 상반기 평균 1,080원, 하반기 평균 1,040원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예상치인 1,105원보다 낮은 것이다.

LG경제연구원도 내년 전체 평균 환율이 1,100원으로 올해 1,107원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리고 1분기 환율이 단기적으로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하에서 내년 상반기 전망치는 삼성경제연구소보다 높은 1,115원으로 잡았다.

전문가들이 내년 환율의 하향 안정을 예상하는 것은 미국의 양적 완화 기조 지속과 위안화 절상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분기 이후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내년 환율이 950∼1천원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 외환시장의 가장 큰 불안요인인 유로존 위기가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락 전망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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