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23일 "내년을 해외건설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로 만들어가자"고 밝혔다.
권 장관은 이날 오전 7시30분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해외건설업계 간담회에서 "우리는 위기에 강한 DNA를 가졌다"면서 "유럽발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내부적으로도 김정일 사망에 따른 과제가 있어 국내외 여건이 순탄치만은 않지만 내년에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전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또 "정부에서도 재정·제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금융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고위급 외교단을 파견해 수주영업 활동을 지원하고 해외건설 우수 인력의 공급·양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인적 지원도 강조했다.
이날 업계에서는 우리 업체들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저가 수주 사태에 대한 제도적인 보완책과 금융지원, 현지인력 교육방안 등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은 "해외건설 시장의 저변 확대가 절실하다"면서 "현재 상위 10대 건설사가 전체 수주액의 76%를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한데 정책금융 지원 사업이라도 중견 업체와 함께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는 대형에 비해 설계 능력이 떨어지고 현금조달·파이낸싱·보증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좀처럼 해외시장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것.
정부 차원에서 대형·중견간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독려한다면 대형 건설사가 단독으로 수주 활동을 할 때보다 시장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건설업계 동반성장까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권 장관은 "과당경쟁 부작용에 대한 해결책, 금융지원, 현지인력 교육방안 등이 업계의 주요 건의사항이었다"면서 "오늘 숙제를 받아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없지만 긍정적으로 풀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계는 해외수주액 600억달러를 목표로 했지만 몇몇 주요 프로젝트 계약이 미뤄지면서 연내 실적은 580억달러에 그쳤다. 그러나 원전부문을 제외하면 오히려 작년 530억달러(UAE원전 포함 716억달러)를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행사에는 권 장관을 비롯해 국토부 관계자 6명과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등 해외건설업체 대표 18명, 해외건설협회 이재균 회장 등 해건협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