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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논란' 올해 마지막 대어 GS리테일, 상한가로 화려한 데뷔

[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올해 공모주 시장의 마지막 대어(大魚)이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받았던 GS리테일이 유가증권시장 상장 첫날 상한가로 화려하게 데뷔, 고평가 논란을 일단은 잠재웠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GS리테일은 시초가 기준으로 가격제한폭인 2천900원(14.87%)이 오른 2만2천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공모가와 같은 1만9천500원에 출발한 GS리테일은 공모가 주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오후들어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한가에 올랐다.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해 그동안 제기됐던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서도 어느 정도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GS그룹의 유통전문 계열사인 GS리테일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를 통과하고도 6개월가량 상장을 미뤄 올해 공모주시장의 마지막 대어가 됐으며, 기업공개(IPO) 흥행부진에 대한 우려에 국세청 세무조사까지 겹쳐 일정을 늦추다 이달 들어서야 공모절차를 시작했다.

GS리테일은 공모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지난 12일 공모가가 1만9천500원으로 결정되며 고평가 논란을 받아왔다. 롯데쇼핑과 이마트, 하이마트 등에 비해 주가수익비율(PER)이 높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됐다. GS리테일의 공모가는 주가순이익비율(PER) 15.3배 수준으로 유통업계 3사(롯데쇼핑, 이마트, 하이마트) 평균(12.4배)보다 높게 책정됐다.

증권업계에서는 LG상사가 보유하고 있는 1,540만주에 대해 구주매출방식으로 공모가 진행되면서 공모가가 시장의 예상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도 모두 1천753만주의 청약이 들어와 5.6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다른 공모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흥행이 부진했다. 올해 마지막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혀왔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라고 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까지 3만원에 육박하던 장외주식도 한달만에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GS리테일의 강세는 장기 성장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GS리테일은 5천970개의 GS25 편의점과 225개의 GS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유통전문기업으로 국내 편의점 시장점유율은 30%로 훼미리마트에 이어 업계 2위, 슈퍼마켓은 점포수 기준 업계 3위다. 왓슨 48개 점포, 미스터 도넛 80개 점포도 운영중이다.

신한금융투자 김효원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GS리테일의 공모가가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5배로 고평가됐다고 봤는데, 아무래도 백화점이 주축인 다른 유통주와 달리 편의점과 슈퍼마켓 위주의 업태를 갖고 있어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상한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GS리테일은 편의점수를 5년후 8천개, 슈퍼마켓수는 5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편의점과 슈퍼마켓은 대형할인점의 공세에도 핵가족화, 독신가구 증가로 소매유통채널로서의 시장입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S리테일의 공모후 발행주식총수는 7천700만주다. 이중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5천198만주는 6개월 이하 보호예수에 걸려있다. 우리사주조합의 308만주는 1년, LG상사 922만주는 3개월 못 팔게 돼 있다. 상장직후 유통가능주식수는 전체의 16.5%인 1천272만주에 불과하다.

GS리테일의 이번 공모는 전액 2대 주주인 LG상사가 보유한 구주매출로만 진행된 탓에 GS리테일로 유입되는 자금이 전혀 없다.

비록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하며 GS리테일의 공모가 거품 논란은 일단 수그러들 것으로 보이지만, 상장 후 GS리테일의 주가 방향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상장 당일 주가 흐름은 기업가치와는 상관없이 급등락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날 주가가 급등하기는 했지만 기업 가치 측면에서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이기 때문에 앞으로 조정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GS리테일의 공모가는 내년 예상 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3.6배로 업종 평균보다 35% 높은 수준"이라며 "편의점ㆍ슈퍼마켓 사업은 국내 소비패턴변화에 적합하고 시장지배력이 높아 매력적이지만 이미 공모가에 반영돼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하고 GS리테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GS리테일이 상장되면서 보유지분 중 20%가 시장에 풀려 2천300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LG상사도 현금유입 기대감에 전날보다 1천150원(2.4%) 오른 4만9천15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김동양 연구원은 "GS리테일 상장으로 LG상사는 구주매출에 따른 세후 약 2300억원의 현금유입과 약 470억원의 투자자산처분이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호예수기간 종료 후 잔여지분 11.97%의 추가 매각에 따른 현금유입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