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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대우조선 사장 “재연임, 순리 따르겠다”

[재경일보 오희정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연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발언을 해 ‘재연임’을 원하는 속내를 내비쳤다.

25일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남 사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본사 앞에서 직접 ‘산타’로 분장하고 청계천에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풍선, 종이배 조립세트 등을 나눠주는 일일 산타클로스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선 이번 임기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겠다”며 "재연임은 순리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에 임기가 끝나면 끝나는 것이고, (재연임은)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내용도 아니다. 다른 변수가 생기면 또 그 상황에 맞춰서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분 31.3%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올해 1월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임은 아마 시켜주지도 않겠지만 하라고 해도 안하겠다”고 말했던 것과는 다소 달라진 분위기다.

남 사장은 지난 2006년 3월 대우조선해양 사장으로 선임된 이후 2009년 3월 연임에 성공해 6년째 대우조선 사장직을 맡고 있으며, 이번 임기는 오는 2012년 2월에 종료된다. 하지만 연임 당시 청와대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었다.

그의 거취는 대우조선 매각 일정과도 연결되어 있다. 최근 대우조선 2대 주주인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내년 초 산업은행과 상관없이 지분 19.1%를 단독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은 2008년 대우조선 매각을 추진했지만 무산됐었다.

남 사장은 내년 경영계획과 관련해서는 올해 수주목표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대우조선은 연간 수주 목표치(11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실적(148억달러)을 기록했다.

남 사장은 “(컨테이너선 등 일반 상선 쪽은) 내년까지 힘들어 해양플랜트 부문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며 “내년 수주는 해양플랜트가 70~8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상선 분야는 오는 2013년부터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투자액은 올해와 비슷한 5000억원가량으로 정했다.

남 사장은 "내년 투자액은 올해보다 늘어나지 않고, 올해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며 "고졸 채용 같은 사람에 대한 투자와 해양 부문에 대한 설비 투자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 사장은 5년째 ‘하루 산타’로 변신해 시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조선업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한편, 조선업체 특유의 무겁고 육중한 느낌을 벗어나 친근한 기업 이미지로 다가서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