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호영 기자] 전국 사업체 가운데 개인사업체의 비중이 무려 83%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간 매출액은 전체 사업체 평균 매출액의 1/7 수준도 안 될 정도로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사업체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매출액은 절반이 넘어 경제력의 수도권 집중도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계청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0년 기준 경제총조사 잠정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1인 이상 전국의 모든 사업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며, 전 산업의 고용, 생산 등을 동일 시점에서 통일된 기준으로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개인사업체 수는 전체 83.2%… 매출액 비중은 11.3%
이번 조사 결과에서 전국의 사업체수는 335만5천개이며, 개인사업체는 이 가운데 83.2%에 달하는 279만3천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서 회사법인 35만3천개(10.5%), 비법인단체 11만6천개(3.5%), 회사 이외 법인 9만4천개(2.8%) 순으로 나타났다.
개인사업체는 수는 많았지만 종업원수나 매출액 측면에서 '구멍가게' 수준을 면치 못했다.
먼저 개인사업체에 속한 종사자수는 690만명으로 업체당 종사자수가 2.5명에 불과해 전 산업의 업체당 종사자수인 5.3명의 절반도 안됐다. 반면 회사법인은 업체당 평균 종사자수가 21.8명, 회사 이외 법인은 28.3명에 달했다.
또 2010년 기준 전 산업의 연간매출(출하)액은 4천283조9천820억원이었는데, 개인사업체의 매출액 비중은 고작 11.3%에 그쳤다. 수적으로는 전 산업체의 83.2%나 됐지만 매출액 측면에서는 덩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반면, 사업체 수 비중이 10.5%에 그친 회사법인은 전체 산업 매출액의 77.6%를 차지했다.
업체당 연간 매출액에서도 큰 차이가 났다. 개인사업체는 업체당 매출액이 1억7천400만원으로, 전체 평균인 12억7천700만원의 1/7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회사법인의 업체당 매출액인 94억2천800만원과 비교하면 1/54 수준이었다.
◇개인사업체 비중 큰 4대 업종도 영세
산업별로 보더라도 숙박 및 음식점업(98.2%),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93.8%), 운수업(93.8%), 도매 및 소매업(88.2%) 등 개인사업체 비중이 큰 산업이 상대적으로 영세했다.
종사자 규모를 보면, 5명 미만인 사업체가 전체 산업의 83.6%에 달했다. 5∼9명은 8.4%, 10∼49명은 6.7%, 50∼99명은 0.8%였다. 대기업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 300명 이상 사업체는 0.1%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운수업의 5인 미만 사업체 비중이 94.9%에 달했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93.8%), 숙박 및 음식점업(91.6%), 도매 및 소매업(90.1%) 등이 뒤를 이어 개인사업체 비중이 큰 산업 역시 종사자수가 많지 않았다.
업체당 종사자수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업체당 평균 종사자수가 2.8명으로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2.2명) 다음으로 가장 적었다. 운수업(2.9명), 도매 및 소매업(3.0명),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3.1명) 역시 업체당 종사자수가 3명 내외에 그쳤다.
반대로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은 55.6명으로 가장 많았고, 전기, 가스, 증기 및 수도사업(44.2명),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22.1명)도 종사자 규모가 큰 편이었다.
자영업자 및 무급가족 종사자 비율을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이 51.1%로 가장 높았다. 도매 및 소매업(39.3%),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38.8%), 운수업(33.4%) 등 개인사업체 비중이 높은 업종이 자영업자 비율 역시 높았다.
매출액에서도 이들 4대 업종의 형편이 좋지 못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업체당 매출액은 1억2천100만원으로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1억700만원) 다음으로 가장 낮았다. 예술, 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3억3천500만원), 운수업(4억2천300만원), 도매·소매업(9억4천300만원) 등도 전 산업의 평균 업체당 매출액인 12억7천7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사업체 절반가량이 수도권에 집중
사업체의 시도별 구성비를 보면, 서울이 21.7%로 가장 높았고 경기(20.5%), 부산((7.7%), 경남(6.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4.9%)을 포함한 수도권에 전체 사업체의 47.1%가 몰려 있었다.
연간 매출액의 시도별 비율은 서울이 31.6%로 가장 높았고, 경기(18.6%), 경남(6.1%), 충남(5.6%)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비중은 54.2%에 달했다.
자동차, 조선 등의 업체가 많은 울산은 사업체수가 전체의 2.1%에 불과했지만 매출액 비중은 5.2%로 높았다.
종사자는 서울이 25.4%로 역시 가장 높았고, 경기(21.3%)와 부산(6.8%) 등 업체수가 많은 지역이 종사자수도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