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대전에서 정체불명의 '굉음'이 발생했다.
관련 당국은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4일 오후 7시15분경 대전 서구지역에서 폭발음과 비슷한 '쾅'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순간적인 굉음이 발생했다.
이 굉음은 도마동·내동·변동·복수동·정림동·흑석동 등 서구 지역은 물론 인근인 중구 태평동·부사동까지 들렸다.
광음이 들린 것은 1초 정도로 짧은 순간이었지만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대전 폭발음'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기도 했고,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는 등 인터넷이 들썩 거리게 하며 이슈가 됐다.
소방당국에는 굉음과 관련한 사고나 피해 신고는 없었지만, 굉음의 원인을 묻는 시민들의 전화가 잇따랐다.
대전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도마동과 태평동 쪽에서 폭발음이 들리거나 창문이 흔들렸다는 내용의 전화가 20여통이 넘게 왔다"면서 "인근에 소방차를 보내 순찰을 했지만 별다른 이상이나 사고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발파작업 등이 있었는지 파악했지만 인근에서 해당 작업은 없었다.
이 관계자는 "도안신도시 부근에서 터널공사 도중 발파 같은 것이 이뤄진 적이 있는지 확인해 봤지만 오전 중에 작업이 끝나 오후에는 없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 역시 이 부근에서 지진은 물론 천둥조차 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전지방기상청은 "천둥이나 미세한 지진도 없었다"면서 "자연현상으로는 굉음이 날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소리가 폭발음과 유사한 점으로 미뤄 전투기가 음속을 넘나드는 순간 발생하는 '음속폭음'(일명 소닉붐) 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공군 관계자는 "이 시간대 우리 공군 전투기 1대가 충북 청주지역 1만피트 상공에서 450노트의 속도로 비행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음속폭음은 음속을 돌파해야 하는 것으로 500노트를 초과해야 발생하기 때문에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또 "청주에서 전투기 비행 훈련이 있었다면 동구 용운동이나 판암동 등에서도 굉음이 들렸어야 하는데 그런 신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전에서 의문의 굉음이 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월 22일에도 대전 유성지역에서 순간적으로 진동이 느껴질 정도의 '쾅'하는 굉음이 발생했다.
이 굉음은 유성구 노은동과 문지동, 어은동, 도룡동에서부터 대덕구 와동에 이르기까지 약 1초 정도 들렸으며, 일부 건물에서는 유리창이 흔들리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건물 밖으로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에도 소방당국은 이같은 굉음에 대해 문의전화가 접수됐지만, 현장에서 별다른 이상이나 사고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