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2011년 우리나라의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는 최근 몇 년 사이 나아졌지만 주요 선진국과 차이는 여전했다.
특히 산업간·기업간 양극화가 심각해졌고, 부패 수준은 높아지고 사회의 신뢰도는 떨어졌다.
◇산업간·기업간 양극화 심각… 빈곤층 12%대
기획재정부가 4일 발표한 2011 국가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소득분배 지표는 개선되고 있으나 산업간·기업간 양극화는 심각했다.
우리나라 지니계수는 2008년 기준 0.3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14)과 비슷했으며, 나라 순위로는 30개국 중 20위였다. 또 2009년 0.314, 2010년 0.310으로 지표가 점점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얇아진 중산층이 회복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빈곤층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위소득의 50~150%인 중산층 비율은 2000년 71.7%에서 2010년 67.5%로 4.2%포인트 떨어졌고, 같은 기간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빈곤층 비율은 9.2%에서 12.5%로 3.3%포인트 증가했다.
보고서는 최근 10년간 빈곤 증가 중 약 2/3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가진 근로연령대 가구주 가구의 빈곤 증가에 기인한다고 지적했다.
대·중소기업간 양극화도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2009년 6.5%에서 2010년 7.8%로 나아졌지만 중소기업은 5.6%에서 5.5%로 낮아졌다.
부채비율을 보면, 대기업은 96.1%에서 86.3%로 9.8%포인트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136.9%에서 134.4%로 2.5%포인트 감소한 데 그쳤다.
상위 100대 기업이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력 집중도도 2003년 42.5%에서 2010년 51.1%로 높아졌다.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양극화도 심각했다.
제조업 생산성과 서비스업 생산성이 OECD 국가 중 각각 24위, 31위로 모두 선진국에 비해 낮게 나타난 가운데, 제조업 생산성을 서비스업 생산으로 나눈 제조업·서비스업 배율은 2.0으로 OECD 국가 중 아일랜드(2.7) 다음으로 높았다. OECD 평균은 1.1의 거의 2배에 달했다.
제조업·서비스업 배율이 높다는 것은 서비스업 생산성이 제조업에 크게 못 미친다는 뜻이다.
정규직ㆍ비정규직간 차별도 심한 편이었다.
임시직 근로자 비중은 전체 고용의 19.2%로, OECD 국가 중 5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 12.8%에 비해서도 크게 높았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생산성이 22% 낮고 평균 임금은 45%나 낮았다.
◇ 신뢰도 낮고 부패지수 높아
사회적 신뢰 수준은 낮고 부패 수준이 높았다.
'일반적으로 대부분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설문결과, 신뢰지수가 1.70으로 나왔다.
우리나라는 OECD 평균인 1.62보다 소폭 높고, 19개국 가운데 13위에 해당했다.
수치가 낮을수록 신뢰도가 높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낯선 사람에 대한 신뢰지수는 4.0으로 크게 나빴다. 이는 OECD 평균 3.42보다 높을 뿐 아니라 17개 국가 중 15위였다.
부패지수는 5.4로 30개국 중 22위였다. OECD 평균인 7.0에도 한참 못미쳤다.
부패지수는 그 수치가 높을수록 국가의 투명성이 높고 부패발생률이 낮다.
부패지수는 2008년 5.6, 2009년 5.5로 매년 개선되고 있기는 하지만 순위는 계속해서 22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법치 수준도 81로 OECD 평균(85)보다 낮고 전체 순위도 25위로 하위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