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준식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연말 재고조정과 메모리반도체 불황 등의 영향이 있었지만 스마트폰 사업의 약진으로 막대한 이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잠정실적)으로 매출 47조원, 영업이익 5조2천억원을 달성했다고 6일 발표했다.
삼성전자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대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25% 영업이익은 72.76% 늘었고, 전 분기 대비로도 매출 13.88%, 영업이익은 22.35%가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010년 2분기에 달성한 5조142억원을 2천억원 가까이 상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11%에 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지난해 전체 실적은 매출 164조7천억원, 영업이익 16조1천500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올해는 지난해의 호조를 이어가면서 사상 처음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 스마트폰 호조로 영업이익 5조 돌파
삼성전자의 4분기 실적은 시장추정치(매출 43조~48조원, 영업이익 4조5천억~5조3천억원)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5조원을 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많았었다.
이번에도 실적의 일등공신은 ‘스마트폰’으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4분기 3천300만~3천6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휴대전화 사업부문에서 2조6천억대의 이익을 내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3천400만대 수준으로, 3분기 2천700만대보다 3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반도체가 D램 가격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조2천억~1조4천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스마트폰으로 이를 상쇄하고, 디스플레이사업과 TV·생활가전 사업에서도 1천억원대 이익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도체는 D램 값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스페셜티(specialty) 제품 판매 호조, 시스템 대규모집적회로(LSI) 생산 증가 등을 기반으로 상당한 수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TV 부문은 글로벌 경제 불안 등으로 침체된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스마트 TV 등 프리미엄 제품 시장을 장악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침체로 부진을 계속하고 있는 LCD 부문은 적자를 피하기 힘들지만 아몰레드가 스마트폰 판매에 힘입어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또 미국 씨게이트에 하드디스크(HDD) 사업 부문을 매각하면서 생긴 차익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지급할 로열티 비용을 크로스 라이선싱으로 해결, 무려 9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일회성 이익을 낸 것도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되고 있다.
◇'150조원-15조원' 클럽 지켰다
삼성전자가 6일 발표한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이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64조7천억원의 매출과 16조1천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2010년에 처음 가입한 '매출 150조원-영업익 15조원' 클럽을 지난해도 무난히 달성하게 됐다.
연간 실적으로 2010년보다 영업이익은 6.6% 줄었지만, 매출은 6.5% 증가해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3분기에는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침체로 반도체와 LCD,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3조원을 밑돌고 많아야 3조5천억원을 넘지 않을 것으로 추정돼 연간 영업이익도 15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3분기에 증권가 애널리스트 등이 예상한 전망치보다 1조원 가까이 많은 영업이익을 내놨고, 이번에도 5조원을 훌쩍 넘기며 또 한 번 시장을 놀라게 했다.
3분기와 4분기에는 영업이익률도 10%를 돌파했다.
◇올해 영업익 20조원 돌파하나
증권가를 중심으로 업계에서는 작년 하반기에만 10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가 올해는 사상 처음 연간 단위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최근 3개월간 주요 25개 증권사가 발표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19조9천800억원으로, 20조원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지만, 이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4조원대로 예상했을 때의 추정치에 불과할 뿐 5조원이 넘어선 현재로선 이를 상향 수정할 가능성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은 스마트폰 등 휴대전화 부문이 부가가치를 높이며 시장지배력을 점점 높여갈 것이라는 예상에 따른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압도하며 절대강자로 나선 삼성전자는 올해 연말에는 전체 휴대전화 시장에서도 노키아를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반도체 메모리 분야와 TV, 스마트폰에 이어 전체 휴대전화에서도 세계 1위에 오르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경기회복 속도를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에 전망이 다소 엇갈리지만, 삼성전자는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LCD와 메모리 반도체의 회복 속도 여부가 20조원 돌파 여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