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최근 20년 사이 남녀 초혼 연령이 4세 가량 증가해 남성은 결혼 나이가 30대를 넘어섰다.
40대가 넘어서 결혼하는 만혼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미혼도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혼율은 2003년을 정점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를 보였다.
9일 한국인구학회가 통계청의 의뢰로 작성한 '2010 인구주택 총조사 전수결과 심층분석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남성의 초혼 연령은 1990년 27.9세에서 2010년 31.8세로 3.9세가 늦춰지며 평균 30세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첫 결혼을 하는 나이는 같은 기간 24.8세에서 28.9세로 4.1세 많아졌다.
특히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을 기점으로 초혼의 연령 증가 폭이 커져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인해 결혼을 뒤로 미루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초혼 나이가 늦어짐에 따라 연령별 미혼 비율 역시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결혼이 늦은 남성은 30~34세에 미혼 비율이 1995년 18.6%에서 2010년 49.8%로 급증, 2명 중 한 명은 이 나이대에도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5~39세 남성도 같은 기간 6.1%에서 25%로 급증, 4명 중 1명은 결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29세 여성 중 결혼하지 않은 이들은 1995년 당시 28.5%에서 2010년 67.8%로 크게 늘어 예전과 달리 이 나이대 결혼하는 것이 더 특별한 케이스가 됐다.
30~35세 미혼 여성은 같은 기간 6.2%에서 28.5%로 거의 5배나 늘어나 10명 중 3명은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이라면 대부분이 배우자가 있을 나이대인 40대에서도 독신 비율이 크게 늘었다.
40~44세 남성 중 미혼인 이들이 1995년 2.6%에서 2010년엔 14.8%로 2.5배나 증가했다. 이 나이대의 남성 7명 중 1명은 노총각인 셈이다.
45~49세 중 독신인 비율 역시 같은 기간 1.2%에서 8.2%로 급증했다.
고령 노처녀는 상대적으로 소수여서 45~49세 여성 중 미혼인 비율은 1995년 1.1%였고, 2010년에도 3.3%로 낮은 비율을 유지했다.
남성들은 독신으로 늙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여성들은 늦더라도 결국 결혼은 하고 있는 셈.
보고서는 "미혼이 최근 들어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게 더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며 "남성의 높은 미혼구성비가 자발적인 선택인지 부득이한 결과인지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혼율은 가파르게 오르다가 2003년 이후 하향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1970~2003년에 인구 1천 명당 이혼건수인 조이혼율이 14.4배로 급상승했으나, 2010년에는 2003년의 6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혼하는 시기도 늦어져 평균 이혼연령이 여성은 2000년 36.5세에서 2010년 41.4세로, 남성은 2000년 40.1세에서 2010년 45세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