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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신화' 김동연 재정2차관, "문제 터진 뒤 수습하는 방식 안돼"

[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상고 출신으로 차관까지 올라 '고졸신화'를 만든 김동연 기획재정부 2차관은 10일 국내외적으로 형성된 경제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별도의 취임식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한 김 차관은 '취임에 즈음하여'라는 인사말을 통해 "한발 앞서 변화를 예측하고 한발 앞서 정책을 준비하자. 문제가 터진 다음에 수습하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며 "경제정책에는 임기가 없다. 해야 할 일을 끝까지 책임을 다해 선제로 대응해나가자"고 요청했다.

또 기재부가 실·국간 소통을 강화하고 엘리트 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지금은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갈 때로 1차관실과 2차관실이 따로 없다"며 "실·국 간 칸막이를 허물고 소통을 확대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또 "우리부터 하나가 될 때 경제팀 전체도 한팀이 되어 어려운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다.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하나가 됐으면 한다"는 당부도 했다.

거시경제, 국제금융, 정책조정 업무를 담당하는 1차관과 예산, 재정 업무를 관장하는 2차관이 맡은 부서 간에 의견 교환이 부족해 정책 조율과 추진 과정에서 동력이 상실된다는 내부 비판을 의식한 발언으로 판단된다.

이달 말 예정된 조직 개편과 1급 인사를 앞두고 우려되는 부서 이기주의 분위기를 다잡으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겸손하고 낮은 자세도 당부했다.

그는 "정책이 의도한 성과를 내려면 최종 수요자에 어떻게 전달되는지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를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논리에 앞서 현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러려면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많이 들어야 한다"며 "손에 물을 묻히고 발을 물속에 담그자"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서울 덕수상고를 졸업하고서 은행에 입사해 주경야독으로 입법고시, 행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예산, 재정, 정책기획 등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쳐 지난 8일 기재부 2차관에 임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