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양진석 기자] 코스피가 나흘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자동차, IT, 조선 등 수출주 위주의 대형주가 약세를 보였고, 은행주 등 경기방어주는 강세를 보였다.
그리스 국채교환 협상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저금리 정책 옹호 발언 등 악재와 호재가 엇갈려 상승과 하락 압박을 상쇄한 가운데 최근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이 쏟아졌다.
전날 1조원 가까이 매수하는 등 장기 매수세를 보인 외국인이 이날은 매도로 돌아섰다. 코스피 2,000선 진입을 눈앞에 두고 외국인이 옥석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관도 이날 주식을 팔았지만, 개인은 저가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계속되는 매수세로 코스피 2,000선 돌파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코스피가 올라갈수록 거세지는 투신권을 중심으로 한 펀드 환매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3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1.96포인트(0.60%) 내린 1,972.34로 마쳤다.
이날 지수는 2.06포인트(0.10%) 내린 1,982.24로 시작해 낙폭을 키우며 1,970선으로 내려앉았다. 오후 들어 1,960선 초반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970선은 지켜냈다.
코스피가 하락한 것은 2,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기술적 저항 심리가 작용한 데다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또 미국의 1월 비농업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됐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은 동시에 `팔자'에 나서 지수 하락을 견인했다.
국제 유동성 덕분에 매수세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이날 1천418억원어치 매도로 돌아섰고, 기관도 2천704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자산운용사는 3천363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이 3천499억원을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과 비차익 거래 모두 매수 우위를 보여 전체적으로 976억원의 순매수가 이뤄졌다.
업종별로는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 하락 업종이 더 많았다.
운송장비(-2.35%), 전기전자(-1.44%), 통신업(-1.27%), 운수창고, 제조업 등이 1~2% 가량 내렸다.
유통업, 건설업, 철강금속, 의약품, 섬유의복, 음식료품업종이 약보합을 기록했다.
은행(2.21%), 기계(0.68%), 화학(0.54%) 등이 올랐다.
증권, 보험, 서비스업, 비금속광물, 종이목재업종은 강보합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 지난해 4분기 저조한 실적을 보인 현대중공업이 7.72%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3.66%), 현대모비스(-3.22%), 삼성전자(-1.30%) 등이 하락했다.
LG화학(-1.09%), 한국전력(-0.90%), 현대차(-0.69%), 기아차(-0.45%), 포스코(-0.36%) 등도 하락했고, 만도는 7.8%나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1.97%), 삼성생명(1.65%), KB금융(1.15%), 신한지주(0.54%), LG전자(0.22%) 등은 상승했다.
주요 종목별로는 KCC가 부진한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을 중단한다는 결정에 6.41% 강세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은 우리들생명과학과 동성화학, 신일건업 등 상한가 11개 등 393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없이 438개 종목이 떨어졌다. 79개 종목은 움직이지 않았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51포인트(0.10%) 오른 522.59로 마쳤다.
정치 테마주 중 문재인 관련주가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바른손은 하루만에 다시 상한가로 올라섰고, 유성티엔에스, 조광페인트 등도 8% 이상 급등했다
반면 안철수 관련주는 많이 내렸다.
전날 많이 올랐던 안철수연구소가 6.60% 급락한 데 이어 클루넷이 7.94%, 솔고바이오는 8.85% 빠졌다.
주요 종목별로는 디지털텍이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 소식에 상한가까지 치솟았고, 엔터기술이 재무구조 개선 기대감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멜파스가 터치IC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에 9.7% 강세를 기록했다.
오성엘에스티 등 태양광 관련주들은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동반 상승했다.
이날 코스닥 시장의 상승종목은 상한가 19개 등 460개, 하락종목은 하한가 2개 등 476개, 보합종목은 80개를 나타냈다.
환율은 큰 변동이 없이 보합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0.1원 내린 1,118.3원으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