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올해 아시아 통화 가운데 한국 원화 가치가 가장 큰 폭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 경제의 견조한 기초여건(펀더멘털), 원화 변동성 축소, 외국인의 한국 채권 순매입 증가세 등이 원화 강세의 주요인이다.
24일 한국은행과 국제금융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는 전월 말보다 2.5% 절상됐다. 같은 기간 유로화와 일본 엔화는 각각 0.9%, 1.8% 절상되는데 그쳤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7월 종가 기준 1,058.49원까지 떨어졌다가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라는 대형 대외 악재가 발생한 이후 10월에는 1,150.25원까지 크게 치솟았지만 이후 안정을 되찾으면서 지난 1월 1,144.56원으로 떨어졌고 이달에는 1,120~1,130원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HSBC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원화는 아시아 통화 중 가장 강세를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원화의 안정적인 흐름, 한국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 등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올해 총선과 대선 등 두 차례 선거가 예정돼 있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부각된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도 여전한 상황에서 1분기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배당 등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올해 외환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HSBC는 "원화의 최근 환율 변동성은 아시아 통화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지정학적 위험이나 선거 일정 등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겠다"고 평가하며 올해 1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은 1,110원 선으로 제시하고, 가장 선호하는 아시아 통화 그룹에 원화를 포함했다.
국제금융센터 이상원 연구원은 "원화 강세 전망은 최근 원화가 안정적인 통화가 됐다는 평가에서 기인한다. 대외불안이 현 수준으로 유지된다면 원화는 견조한 펀더멘털 속에서 강세를 지속할 것이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