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김성근 감독이 나와 같은말을 했다. 일맥상통하는 말들이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성근 감독(前 SK 와이번스·現 고양 원더스)을 모시고 오늘 여기서 조찬을 했는데, 그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즐기라고 했다"며 "또 김성근 감독은 버리라고 했다. 자기 사적인 이익을 갖지말고 조직을 위해 자신을 버리면 잘 된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나는 업무, 일을 즐기는 스타일이다"며 "뱅커는 다양한 계층을 만날 수 있다는 것과, 노력에 대해서 100% 결과가 보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원 처음 될 때 이 자리(회장)를 생각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하다보면 보상받는게 뱅커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면 된다"며 "자기를 버리고 계산하지 말고 직원들과 하나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과 사익이 충돌할 때는 사익을 버려버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회장의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날 오전 하나금융의 정기 조찬강연회인 '드림소사이어티'가 있었다. 지난 2일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에 이어, 이번에는 김성근 감독이 초청됐다.
한편, 김 회장은 그룹의 비전이자 목표인 '글로벌 톱 50'을 위한 '마무리 투수'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는 "회장 자리가 부담없는 것이 김 회장(김승유 前 회장)이 방향을 잘 잡아놨고 모든 것을 준비해놨다"며 "취임식에서 '아피아 가도'(고대 로마의 도로)를 얘기했듯이 직원들 인화단결만 시켜서 잘 달리기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또 "야구로 말하면 교체투수가 아닐까. 밑그림이 잘 그려져 있다"며 "우리가 좀더 노력하면 글로벌 50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김정태 회장은 리더십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신념도 밝혔다. 리더십의 덕목으로 '방향타'와 '조력자'를 꼽았다.
김 회장은 "리더는 조직의 큰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갑자기 돌릴 수 없으니까. 그런데 그 방향이 다 잡혀있으니 또 한가지는 헬퍼(helper)다"며 "방향을 잡고 나가는데 각자 구성원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헬퍼가 되어야한다는 것이 내 리더십 이론이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나라는 너무 리더십만 강조하는데, 팔로워십(followership)을 배워야 한다"며 "자기(부하)가 맡은 부분은 작으니까 거기서 더 앞서나가면 회사가 발전하는데, 리더가 모든 사람들을 이끈다는 생각만 한다. 그래서 저는 팔로워십을 강조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정태 회장은 "리더십의 리드는 남을 끌고간다는게 아니라, 그 자신이 매력적이 되서 직원들이 따라오게 하는 것이다. (김승유) 회장은 매사에 열정을 다하는 모습이 매력적이었다"며 "(직원들에게) 같이 더불어 가야한다는 것을 많이 얘기한다. 나는 리더이자 팔로워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