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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4개월 연속 기준금리 1% 동결

[재경일보 이규현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4개월 연속 1%로 동결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1%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마리오 드라기 총재 취임 이래 지난해 11월과 12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포인트씩 낮췄던 ECB가 이후 4개월 동안은 계속해서 금리를 동결하게 됐다.

이번 금리 동결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경기가 침체 상태에서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어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유럽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도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2분기 연속 성장이 멈춘 '경기 침체'에 직면한 상태다.

드라기 총재도 이날 회의 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경기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것이 금리 동결의 배경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의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보다 약간 높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중기적으로 물가 상승 위험이 올해 더 높아질 수 있으나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ECB가 국가 채무 위기에 처한 은행에 대대적인 유동성을 공급하고 나서 예상되는 물가 상승 압력을 피할 '출구 전략' 논의에 대해서는 "현재 경제 전망이 좋지 않게 나오고 있는데다 일부 국가의 높은 실업률 등을 고려할 때 출구 전략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ECB가 당분간 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ECB가 두 차례에 걸쳐 유럽 금융권에 1조 유로 규모의 장기 저리 자금을 공급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는 했지만 통화 증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이 조만간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일부에서는 '출구전략' 시기가 언제가 될지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독일 등 일부 국가는 최근 공공부문 임금인상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받는 탓에 ECB에 물가안정이라는 본연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며 출구 전략을 서두르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태다.

또 경기침체의 정도가 심하지 않고 하반기부터 미약하나마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ECB가 기준금리를 1%로 고수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