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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헬기참사' 희생자 신원확인 아직 안 돼… '국과수 공조'에 기대감

[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페루 당국이 헬기참사 희생자들의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종 신원확인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주 페루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사고 현장인 4천m대 고지에서 시신을 수습한 뒤 치과의사 14명을 동원해 11일부터 이틀간 육안, 치아대조, 신체특징 등에 근거해 희생자 신원확인에 나섰지만 시신 상태가 많이 훼손된 탓에 신원확인에 애를 먹으며 한국인 사망자 8명 중 신분이 잠정적으로 파악된 사람은 12일 오후까지 4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원이 어느 정도 확인됐다고 보는 4명 중 3명에 대해서도 40% 정도만 신원이 일치한다는 의사 소견이 나와, 이 4명에 대해서도 '누가 누구'라고 100% 신분을 특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직은 아니라는 게 주 페루 한국대사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 중 1명은 시신상태가 온전해 신분증 대조작업 등으로 최초 확인했으며 나머지 3명은 치아대조를 통해 약 40% 정도의 신원 확인이 이뤄졌다.

그외 나머지 4명은 육안이나 치아대조로는 신원확인이 어려워 몸에 난 점이나 상처, 수술자국 등 신체 주요 특징을 근거로 신원을 확인 중이다.

이 같이 신원확인을 놓고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신원확인작업은 내주로 넘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신원확인작업에 협조하기로 함에 따라 조만간 희생자 신원확인이 모두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국과수가 페루 경찰로부터 송부받은 피해자 시신의 신체부분 사진 등을 토대로 신원확인 작업에 나선 만큼 하루 이틀 내에라도 모든 피해자의 신원이 밝혀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국대사관은 피해자 신원확인이 마무리되면 쿠스코에 안치된 희생자 시신 전부를 수도 리마로 곧장 옮겨 국내 운구 준비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페루 교통통신부 산하 항공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원인과 당시 운행상황 등을 조사하고 있지만 사고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기까지 최소 3개월에서 늦으면 1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국대사관 측은 전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사고 헬기를 운영한 '헬리쿠스코'의 과실이 확인될 경우 벌금형에서 최대 운행허가 취소까지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희권 페루 주재 대사는 이날 오후 교통통신부 항공청장을 만나 사고조사 현황과 사고 전 교신, 블랙박스 존재 여부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

다른 대사관 관계자는 "사고조사 원인이 최대한 빨리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당국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