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롯데쇼핑의 하이마트 인수 실패가 두고 두고 독이될 전망이다. 신세계는 전자랜드 인수로 가전 양판 시장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인수가격에 신중한 경향을 보인 롯데그룹의 한계다. 롯데 신동빈 회장은 M&A 빅딜에 유독 약한 면을 여러 번 노출시켜 경영능력에 의문점을 안겨줬다.
2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이마트 매각측은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는 양해각서(MOU)를 맺었다"며 "조만간 주식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략적 투자자(SI)로 유일하게 본입찰에 참여해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혔던 롯데쇼핑은 강력한 인수 의지에도 가격 문제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하이마트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번 하이마트 인수 실패로 롯데쇼핑은 오비맥주, 대우인터내셔널, 대한통운 등 '빅딜'에는 유독 약한 롯데쇼핑의 인수 스타일이 또 한번 확인됐다.
하이마트는 가전 양판점시장의 34.9%를 점유한 1위 업체로 지난해 말 갑작스런 경영권 분쟁으로 '매물'로 깜짝 등장해 유통업계에 일대 판도변화를 일으킬 '인수합병(M&A) 대어'로 주목받았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최대주주인 유진기업과 선종구 전 하이마트 대표, HI컨소시엄 등이 보유한 하이마트 주식 65.25%다.
하이마트 매각측은 지난 20일 본입찰을 실시했고 전략적 투자자(SI)로는 유일하게 롯데쇼핑이 참여했다.
앞서 하이마트의 경쟁사인 전자랜드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에 선정된 신세계는 예상대로 본입찰에 불참했다.
하이마트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어 '다크호스'로 주목받았던 SK네트웍스는 예상과 달리 불참했다.
재무적투자자(FI)로는 국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해외 사모펀드 칼라일이 입찰에 참여해 롯데쇼핑과 일전을 벌였다.
롯데쇼핑,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은 최근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국에 312개 매장을 보유한 하이마트를 인수해 바이파워를 확보하는 동시에 가전유통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번 M&A에 적극적으로 임해왔다.
특히 롯데쇼핑은 체험형 디지털 가전 매장인 '디지털파크' 사업을 벌이고 있어 하이마트 인수로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커 최적 후보로 거론돼 왔다.
롯데쇼핑은 내부적으로 '디지털파크' 사업을 2018년까지 연 매출 10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롯데쇼핑은 롯데마트 내 점포에 이어 외부에 '디지털파크' 단독 점포도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