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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하이마트 인수 실패 아닌 '포기'… 신용등급 강등위기에 몰려

[재경일보 조창용 기자] 롯데쇼핑이 유력시 되던 하이마트 인수에 실패한 게 아니라 신용등급 강등 위협에 못이겨 '포기'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인 무디스가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 등 공격적인 M&A를 강행해 재무구조가 악화되면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내왔기 때문이다.

최근 '유통업계 골리앗' 롯데쇼핑을 제치고 '토종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국내 최대 가전 유통업체 하이마트 인수에 성공했다.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롯데쇼핑 측에 "공격적 인수ㆍ합병(M&A)으로 재무구조가 더 나빠지면 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한다.

롯데쇼핑은 신용 강등 위기 때문에 하이마트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특히 롯데쇼핑 RCF(현금당기순이익)/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자산) 비율이 26% 이하로 떨어지면 무디스가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CF/순차입금 비율은 어느 기업의 차입금 규모가 당기순이익과 비교해 봤을 때 적당한 수준인지 판단하는 재무지표다.

2011년 말 기준 롯데쇼핑 RCF/순차입금 비율은 26.7%다. 그러나 롯데쇼핑이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하게 되면 이 비율이 22.8%까지 떨어지게 된다.

롯데쇼핑에 대한 무디스 신용등급은 A3(한국 신용등급 체계로 환산 시 A-), 등급 전망은 부정적(Negative)이다.

지난달 롯데쇼핑이 4억달러 규모로 글로벌 본드를 발행하면서 흥행에 실패한 이유는 외국 투자자들이 신용등급 하락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롯데쇼핑 글로벌 본드 금리는 연초에 비해 상승했다.

신용등급이 Baa1(환산 시 BBB+)으로 하락하면 롯데쇼핑이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도 증가할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룹 경영진도 롯데쇼핑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나 이자비용 부담에 대해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재 호남석유화학, 롯데제과 등 우량 계열사들이 롯데쇼핑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