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안진석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닥터 둠'으로 불리는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낙관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며 불안한 대외여건도 아킬레스건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우수한 인적자원과 역동성에 힘입어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미국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루비니 교수는 11일 서울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에서 "한국 경제의 취약점은 가처분소득보다 상당히 높은 가계부채비율"이라며 "한국과 중국의 차이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소비 과정에서 너무 많은 빚을 끌어다 쓰면서 자기 무덤을 팠다"며 "부채비율이 높아서 (경기가 나아져도) 소비는 완만하게 늘어나고 저축으로 선회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60%에 육박하지만 중국은 30% 수준인 점을 들며 중국은 앞으로 내수 증가 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불안한 대외 여건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글로벌 경기악화가 통제 불가능한 만큼 수출지향적인 한국 경제는 둔화할 수밖에 없다"며 "미국과 유럽의 경기둔화로 수출시장이 막히면 한국의 순수출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은 적극적인 인적자원 투자와 역동성을 토대로 중진국 함정에 빠지지 않고 선진국 대열에 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생산성과 효율성을 유지하려면 인적자본과 기술개발에 계속 투자해야 한다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을 통틀어 한국이야말로 지식경제사회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