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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자 외화예금 한 달 새 10% 급감… '환율 널뛰기' 탓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거주자란 한국에 주소를 둔 법인이나 1년 이상 체류한 내ㆍ외국인을 말한다.

지난 달 급등락을 거듭한 환율 널뛰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외화예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현재 외화예금 잔액은 325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360억3000만달러보다 35억2000만달러(약 9.8%) 감소했다.

지난해 6월 이후 늘어나기 사직해 10월에 393억9000만달러까지 불어났던 외화예금 잔액은 환율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인 12월과 1월 연달아 급감했다.

기업 예금은 전월 320억4000만달러에서 1월 287억1000만달러로 33억3000만달러 줄어들며 가장 많이 줄었다.

개인 외화예금도 39억9000만달러에서 38억달러로 1억9000만달러가 감소했다.

이같은 외화예금의 가파른 감소는 원ㆍ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컸던 탓으로 풀이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월 중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1,080원대로 반등하는 과정에서 환차손을 줄이려는 물량이나 환차익을 보려는 물량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외화예금의 금리 수준을 결정하는 리보(LIBOR) 금리가 떨어지고 설 연휴를 앞두고 원화 수요가 늘어난 점, 1월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관계자는 "외화예금 입출금이 많은 기업을 조사했더니 수입결제자금 인출 규모가 수출대금 입금 규모를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통화별로는 미국 달러화 예금이 263억5000만달러(전체의 81.0%)로 전월보다 33억3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유로화 예금은 33억1000만달러(10.2%)로 9000만달러 줄고 엔화 예금은 19억2000만달러(5.9%)로 3000만달러 감소했다.

한편, 정부는 작년 6월 외화예금 확충방안을 발표할 당시 외화예금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은행 총수신의 10% 안팎으로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는 3%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