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시내 기자] 지난해 부모를 동반하지 않고 '나홀로' 해외 여행에 나선 어린이 숫자가 지난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보다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학연수나 조기유학 수요가 집중되는 방학철 출국하는 어린이 숫자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또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해 현재의 경제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좋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11일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에 따르면,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고 혼자 여행하는 어린이를 위한 '비동반 소아(UM:Unaccompanied Minor)' 서비스 이용자 수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M 서비스는 혼자 출국하는 만 5세 이상∼12세 미만 어린이(국내선은 만 5세 이상∼만 13세 미만)가 공항에서 탑승권을 받는 순간부터 도착지에서 현지 보호자를 만날 때까지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항공사에서 도와주는 서비스다.
이들 항공사의 UM 서비스를 이용한 어린이 숫자는 2010년 1만7344명, 2011년 1만6694명, 지난해 1만5150으로 뚜렷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우리 경제가 크게 위축됐던 2009년의 1만6052명에 비해서도 1000명 가까이 적어 최근 5년 새 최저치를 나타냈고, 올해는 작년보다도 이용 실적이 더 저조하다.
2013년 UM 서비스를 이용한 어린이 출국자는 1월 1501명, 2월 1158명으로 각각 최근 6년 동안 가장 적었다. 2008년 이후 1월 이용자는 적어도 1600명, 2월 이용자는 최소 1300명을 매년 웃돌았다.
이는 방학기간을 이용해 어학연수나 유학을 떠나는 어린이가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겨울방학에 혼자 출국한 어린이는 2008년 12월∼2009년 2월 5066명, 2009년 12월∼2010년 2월 4786명, 2010년 12월∼2011년 2월 5706명, 2011년 12월∼2012년 2월 4979명, 2012년 12월∼2013년 2월 4261명으로 이번 겨울이 가장 적었다.
여름방학 기간인 6∼8월 UM 서비스 이용자도 2008년 9458명, 2009년 8248명, 2010년 8697명, 2011년 8203명, 2012년 7780명으로 지난해만 유일하게 8000명을 밑돌았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동반 소아 출국은 대부분 연수 목적이기 때문에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며 "유럽발 경제위기의 여파로 최근 이용자 수가 줄어드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