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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코스피는 유럽발 악재에 급락해 1,940선 아래로 추락했다. 코스피는 오전 11시 전 거래일보다 26.11포인트(1.33%)나 급락한 1,939.14를 나타냈다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11.27포인트(0.57%) 내린 1,953.98로 출발하고서 점점 낙폭을 키웠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1,950선을 내준 데 이어 1,940선마저 지켜내지 못했다.
이날 오전 코스피는 유럽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간밤 미국 증시가 급락한 영향을 받았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발언이 계기가 됐다.
드라기 총재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 콘퍼런스에서 “유로존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럽의 경기 둔화와 부양책 마련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경고신호로 받아들여졌다.
하루 전 초저금리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을 암시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에 힘입어 반등했던 뉴욕증시는 드라기 총재의 발언에 하락 반전했다.
지난 8일에도 유럽발 악재가 국내외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전날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독일의 성장 악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독일의 8월 수출은 전달보다 5.8% 줄어 2009년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천267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26억원, 1천144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피는 1,960∼1,970선의 박스권에서 기술적 등락만 거듭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글로벌 경제의 유동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없는 국내 증시의 전망은 더욱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혼돈상태에 빠지면서 오늘의 흐름만으로 내일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기관의 순매수 흐름이 지속되거나 기관 순매수 전환이 포착되는 종목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가 의미 있는 저점에 다다랐는지, 또 외국인의 매매패턴이 어떻게 바뀌는지 점검하면서 각종 변수의 추이를 일단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