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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M&A 큰손 HNA그룹 위기 직면 ··· ‘과욕 탓’

중국 기업

공격적으로 해외 기업 사냥에 나섰던 중국 하이항(海航·HNA) 그룹이 위기에 몰린 것은 애덤 탄 최고경영자(CEO)의 과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9일 보도했다.

HNA그룹은 중국 민항국 출신의 천펑(陳峰)과 왕젠(王健) 두 사람이 공동으로 창업한 지방 항공사가 모태이다. 세인트존스 대학에서 MBA를 받고 하버드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한 탄 CEO는 1990년대 초 HNA그룹에 입사해 사세 확장을 주도했으며, 공항과 호텔, 물류, 교통 회사들을 사들이면서 사세 확장에 가속도를 붙였고 이어 보험과 선물중개회사, 클라우드 컴퓨팅, 원자재 중개, 석유 저장 등의 사업에도 진출했다.

HNA 그룹은 2015년 초부터 80건이 넘는 해외 기업과 자산을 사들였으며 이에 쏟아 부은 자금은 400억 달러를 상회하며, 이 기간 도이체방크의 지분과 힐튼 호텔 체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전 백악관 공보실장의 투자회사였던 스카이 브리지 캐피털 등을 사들였다.

회사 사정을 잘 아는 이들에 따르면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와 견줄 만한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것이 HNA그룹이 품은 야심이었다.

하지만 규제 당국들이 제동을 걸고 월 스트리트에서도 의구심을 품으면서 HAN그룹의 야심은 벽에 부딪혔다. 최근 수주일간 차입비용이 급등하면서 HNA그룹의 자금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애덤 탄 CEO는 지난해 여름 한 측근에게 회사가 너무 빨리 커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탄 CEO 본인이 주의를 소홀히 한 탓에 HNA그룹이 궁지에 몰렸다.

이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같은 일부 신용평가사들은 HNA 그룹이 인수한 기업들에 충격이 미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HNA그룹이 피인수 기업들이 보유한 자금에 손을 대 왔기 때문이다.

지난달 3일 중국 규제 당국은 해외 기업 인수가 역외 자회사를 통해 이뤄질 경우에는 승인을 받도록 조치했다. HNA그룹 등이 종종 역외 자회사를 통해 M&A에 나선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룹이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6월 30일 현재 총자산은 1조2천100억 위안(미화 1천780억 달러)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의 순이익은 10% 가까이 줄어든 8억1천250만 위안에 그쳤다. HNA그룹은 총부채가 1천억 달러를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를 최소화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 실적 자료를 보면 차입비용이 급등하면서 회사의 재무비용은 2배 이상 늘어났다. 그 충격을 견뎌내고 과연 그룹을 존속시킬 수 있을지가 투자자와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들이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