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이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차를 내놓고 있다. 회사가 이처럼 요동치면 직원들도 편할거 같지 않다. 한국GM 미디어 관련 부서만 해도 변화가 크고 "이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출시 행사에서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회사가 저 모양인데 저 제조사 차를 사는게 옳은거냐. 샀다가 문제 생기는거 아니냐"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한국GM이 신뢰도를 많이 잃은건 사실이다.
판매량도 좋지 않다. 이미지가 점점 좋아지지 않으니, 판매량에서 바로 나타난다. 한국GM은 실적 악화로 고전해오고 있다. 한국GM(8273대)은 지난 10월에는 르노삼성자동차(8814대)에도 판매량에서 뒤처졌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5등을 했다. 꼴등이다. "신차 출시가 제대로 이뤄지겠느냐"란 말이 있었지만 그래도 차는 내놓고는 있다.
그래도 차는 차대로 봐야 한다. 상품성 부분에 있어서는 이건 이거대로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몇일 전 운전 중 룸 미러를 보니, '카마로SS' 처럼 보이는 차가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그러나 차체가 좀더 작은거 같았고 자세히 보니, 포드 '머스탱'이었다. 카마로SS와 머스탱은 경쟁 차이긴 하지만 분위기가 다르다. 카마로SS가 차체 크기에서 부터 많이 커보인다. 말이 뛰고 있는 형상이 차체에 붙어 있는 머스탱이 남성적 느낌이 더 강하다. 두 차가 비슷한 면이 있지만, 머스탱을 좋아하는 사람은 카마로SS를 살거 같진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두 차 모두 스포츠카이지만 그만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 카마로SS가 형 같고 머스탱이 동생 같기도 하다. 카마로SS는 "스포츠카라고 하기에는 좀 큰거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 머스탱의 크기가 아무래도 적당해 보인다.
역사는 머스탱(1964년)이 카마로 SS(1967년)보다 길다. 두 차 모두 6세대 부분변경이다.

지난 1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AMG 스피드웨이에서 쉐보레 '더 뉴 카마로SS' 미디어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서킷 행사를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올 해 있었던 자동차 행사 중 좋았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았다. 이날, 드리프트를 선보이기도 했는데 "왜 차를 저런 식으로 타야할까. 쓸데없는 유희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고 또 노면에 무참하게 쓸려대는 타이어에서 나는 냄새가 진동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퍼포먼스였다.
속도 제한이 없는 서킷에서 시속 200km/h에 근접한 속도까지 올라가는 카마로SS를 타보니, 남성스러움이 진하게 느껴졌다. 속도가 올라가며 기어가 변속되는 순간에는 "그래. 이 맛으로 이런 차를 타고 달리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속 주행에서는 카마로SS가 스포츠 카라는 걸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외관은 현실적 차와는 거리감이 있고 스포츠성을 지향하고 있다. 도어 손잡이는 한켠에 하나 밖에 없다. 문을 열면 문의 옆면 길이가 길어 놀라게 된다. 측면 휠하우스 근방으로 레드·화이트·블루가 적용된 3색 쉴드 뱃지가 보이는데 미국 국기를 나타내고 있다. '어메리칸 머슬카의 상징'을 전하고자 하고 있다. 휠 크기는 무척 크다. 5스포크 타입의 대형 20인치 알로이 휠을 장착했다. 제원표를 보면, 20인치 타이어가 장착 돼 있다(앞 245/40 R20 뒤 275/35 R20).
계기반에서는 '330'이 눈에 들어오고 레드존은 6500rpm부터 시작된다. 8인치 컬러 슈퍼비전 클러스터는 스포츠 카 느낌이라기 보다는 평범했다. 조금 더 스포츠 카 답게 장식을 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싶다.


1열 실내 구성은 단순하고 깔끔한 분위기다. 스티어링 휠 중앙에 적힌 'CAMARO'가 인상적이고 그 밑으로는 붉은색의 'SS'가 강렬한 느낌을 전하고 있다. 송풍구가 센터 페시아 하단부에 위치하고 있다. 회전식으로 온도 조절을 하게 돼 있다. 비상 버튼이 센터 페시아 최하단에 위치한 것은 안전상 옳아보이지 않았다. 8인치 대형 컬러 터치스크린은 하단으로 약간 기울어져 있는 형태다.

기어 노브도 스포츠카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두 차 모두 V8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이다. 카마로SS는 6000rpm에서 최고출력 455마력을, 4400rpm에서 62.9㎏‧m을 낸다. 10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카마로SS는 스포츠 카이고 고속 주행을 잘 할 수 밖에 없는 차다. 서킷에서 행사가 진행된 게 당연했고 이상할 게 없었다.

이날 선보인 드리프트에서 가만히 서 있는 차에서 연기가 피어 올라왔다. 이를 '번 아웃'이라고 하는데, 정지 상태에서 뒷바퀴를 태워 연기를 뿜는다. 출발 전, 뒷바퀴를 태워 마찰열을 높이는 것이다. 노면과의 접지력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쓰는 기술이다. 뒷바퀴 굴림 스포츠카라 가능한 것이다. 이는 버튼 조작으로 이뤄진다. 해당 기능은 머스탱에도 있다.
더 뉴 카마로 SS의 가격은 5428만원이다. 스콜피온 레드 인테리어가 적용된 볼케이노 레드 에디션은 5507만원이다. 머스탱의 소비자 가격은 4780만원-6890만원이다. 머스탱은 2.3L가 있었고 5.0L도 있다. 쿠페와 더불어 컨버터블도 있다. 더 다양하다.
사실, 거대한 대륙에서 달려야할 아메리칸 머슬카인 카마로SS가 한국의 도로 위에서는 그리 잘 적응되지는 않는다. 두 차 모두 한달에 월 판매량이 100대를 넘기면 많이 팔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판매량 보다는 국내에도 이 차를 들여왔다는 것에 만족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두 차는 역사도, 제조국도 같다. 머스탱의 존재감이 크다. 카마로 SS는 이를 이겨내는 것이 목표일 것으로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