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아파트 가격대별 거래량 비중 변화를 분석한 결과 지난 3분기(4∼6월) 전국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은 5.3%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9억원 이상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되는 아파트다.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9·13 부동산 규제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해 3분기 5.2%까지 올랐다가 발표 직후인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1.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 2분기 5.0%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 5.3%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반면, 4억원 이하 거래 비중은 올해 1분기 87.7%, 2분기 78.4%, 3분기 74.8%로 감소하면서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 증가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에서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올해 1분기 3.5%에서 2분기 10.6%로 급상승한 데 이어, 지난 3분기에 11.1%로 또 상승했다.
지방에서는 여전히 4억원 이하 가격대의 거래 비중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은 0.1∼0.2%에 머무르는 것과 대조적이다.
또 서울은 거래 가격이 9억원 초과인 아파트 거래 비중이 지난해 4분기(74.4%)와 올해 1분기(79.8%)를 제외하고 2017년부터 매 분기 8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경기도가 10%대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서울과 경기도에서 거래가격이 9억원 초과인 아파트가 90% 이상 거래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서울은 아파트 거래가격대별 비중이 9억원 초과와 4억원 이하가 역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까지는 서울의 4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9억원 초과 거래보다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2분기 4억원 이하 거래 비중(21.8%)이 9억원 초과 거래 비중(31.1%)보다 낮아졌다.
서울의 4억원 이하와 9억원 초과의 거래 비중 역전 현상은 2006년 실거래가 발표 이후 처음으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3분기에도 4억원 이하 거래 비중이 19.0%, 9억원 초과 거래 비중이 28.7%로 나타나 서울의 9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 매매는 그간 주로 강남 3구에서 이뤄졌으나 작년부터는 강남 3구 외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는 강남 3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 거래 비중이 역대 가장 낮은 48.1%를 기록했으며 한강변 지역은 44.2%, 이들 두 지역을 제외한 기타 지역이 7.8%로 비중이 각각 증가했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고가 아파트 중심으로 점차 구조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정책 방향을 수립하는데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