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오는 19일 자사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출시한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25일 사전계약 첫날 2만3천760대를 기록하며 국내에서 출시된 완성차 모델의 사전계약 첫날 기록을 새로 썼다. 아이오닉 5는 이미 4만여대가 사전계약됐다.
사전예약 새역사를 쓴 아이오닉 5가 오히려 보조금 소진으로 흥행이 꺽일 가능성이 나온다.
15일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울시에서 보조금 접수를 한 전기차는 총 3109대로 서울시의 올해 보조금 지급 대수(5067대)의 절반을 넘었다.
보조금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달 중 보조금이 완전히 바닥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지난달 지자체별로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마자 테슬라가 보조금을 쓸어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총 3201대의 모델3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대로라면 아이오닉 5를 사전계약한 고객이 혜택을 보지 못할 수 있다.
오는 19일 출시 예정인 아이오닉 5의 경우 구동모터 수급 차질과 차량용 반도체 수급 문제로 출고가 지연되면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사전계약 물량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아이오닉 5 구동 모터를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설비 일부에 문제가 발생해 당초 계획된 물량이 공급되지 않은 탓에 현대차는 이달 7∼14일 울산1공장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아이오닉 5의 생산 계획도 당초 1만대에서 2천600대로 줄였다.
여기에 아이오닉 5의 주행거리도 변수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5 롱레인지의 최대 주행거리를 429㎞라고 발표했지만, 누리집에 따르면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후륜구동 프레스티지의 주행거리는 상온에서 405㎞, 저온에서는 354㎞다.
현대차 관계자는 "405㎞는 20인치 휠을 장착했을 때의 주행거리이고 429㎞는 19인치 휠을 장착한 경우"라며 "휠이 클수록 차량이 무거워지면서 주행거리가 짧아지기 때문에 발생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처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공개할 때 발표했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가 500㎞였기 때문에 소비자가 느끼기에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며 "코나 전기차 화재로 타격을 입은 현대차가 배터리 안전성을 높이는 대신 주행 거리를 낮추는 방안을 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아이오닉 5에 이어 EV6도 보조금 소진 악재 맞나
올해 정부와 지자체가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승용차 물량은 약 7만5천대다.
보조금이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소진되면서 업계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이달 중 보조금이 완전히 바닥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아이오닉 5의 흥행 속에 지난달 30일 공개한 기아 EV6는 2만여대의 사전예약을 기록했다. EV6는 7월에 출시가 예정돼 있다.
한편 환경부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에 대한 우려가 계속 불거지자 구체적인 보조금 집행 추이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환경부는 올해 전기차 보급목표인 12만1천대에 대한 보조금 정부 예산 전액을 확보했고, 지방비의 경우 보급 목표의 70%인 8만4천대분이 마련된 상태라고 최근 밝혔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와 지방비를 매칭해 책정한다.
구체적인 지방비 확보 현황은 차종별로 다르다. 승용차는 전체 보급목표 7만5만천 중 4만5천대분이, 화물차의 경우 전체 2만5천대 중 2만1천대분의 지방비가 준비돼 있다고 환경부는 전했다.
올해도 국비는 전액 확보된 상황이지만, 지자체의 예산 확보 여부가 관건이다.
환경부는 지자체의 추경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지자체를 지속해서 독려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상반기 실집행 추이를 고려해 필요 시 재정 당국과 협의해 국비 추경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수요 변화 추세를 반영해 차년도 계획 물량 등을 산정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