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일자리가 56만여개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최저임금이 현재보다 오르면 일자리와 국내총생산(GDP) 모두 감소해 최저임금 동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상공인 대부분이 현재 최저임금 8720원에서 동결하거나 인하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재현 파이터치연구원 연구실장은 2일 중소기업중앙회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의 중소기업 일자리 영향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영세기업이 많이 분포한 업종의 통계를 보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상당수 업종의 고용과 업황을 악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며 "해당 업종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8천72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이 9000원이 되면 일자리는 13만4000개, 국내총생산은 16조9000억원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최저임금이 1만원으로 오르면 일자리는 56만3000개, 국내총생산은 72조3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소상공인 75.6% "현재도 신규 고용 여력 없어"
게다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타격이 컸던 소상공인들 역시 내년 최저임금 결정과 상관없이 현재 최저임금에도 고용 한계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온라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10명 중 9명 이상은 내년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인하되기를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20∼25일 소상공인 5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조사에 따르면 내년 최저임금을 두고 응답자의 46.3%는 동결을 원했고 45.7%는 인하를 요구했다. 인상해야 한다는 답변은 8.1%에 그쳤다.
올해 최저임금 체감도를 묻는 질문에는 '매우 부담 많음'이 47.8%, '부담 많음'이 26.3%였다.
'부담 없음'은 4.8%, '전혀 부담 없음'은 1.9%에 그쳤고 '보통'은 19.2%였다.
내년 최저임금 희망 인하 수준으로는 5∼10% 인하가 41.6%로 가장 많고 이어 1∼5% 인하(23.1%), 10∼15% 인하(20.2%), 15∼20% 인하(15.1%) 등 순이었다.
신규 고용 포기를 고려하는 내년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대해서는 '현재도 신규 고용 여력 없음'이란 응답이 75.6%를 차지했다.
2022년도 최저임금 인상 수준에 응답한 소상공인 44.9%(234명)는 "현재도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한다"고 답했으며 16.7%(87명)는 최저임금 1% ~ 5% 인상 시 기존 직원 해고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내년 최저임금 상승 시 대응 방안(이하 중복응답)으로는 '1인 및 가족경영'이 43.6%, '인력 감축'이 42.8%였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가뜩이나 체질이 허약해진 소상공인의 처지에서 그간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에 부담을 느끼는 현실이 이번 조사를 통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업종별·규모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해야"
김재현 실장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로부터 회복 중인 경기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을 동결해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고충을 덜어줘야 한다"며 "노동정책 방향을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회복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헌재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는 토론에서 "산업과 지역적 특성에 따라 기업 입장에서 근로자에게 기대하는 생산성에 차이가 있다면 이를 반영해 최저임금을 탄력적으로 설계하는 것이 고용 유지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홍성길 한국편의점주협의회 정책국장은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시급이 1만원이 넘어 초단시간 근로자만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구직자 대표로 참석한 수원대 김재형 씨는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고 대학생들은 아르바이트도 구하기 어려워졌다"며 "우리 청년이 일자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