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22일 전체회의에서는 법무부의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 개정을 놓고 야당과 한동훈 장관 간에 첨예한 공방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은 법무부의 시행령이 검찰수사권을 제한한 입법 취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맹공을 펼쳤지만, 한 장관은 법리적 흠결이 없다는 주장으로 맞서며 오히려 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반격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검수원복' 시행령에 대해 "(검찰 수사권을) 제한하는 시행령을 가지고 수사권을 오히려 확대하는 개정안으로 만들었다"며 "꼼수'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면서 "소위 행정조직 법정주의의 가장 나쁜 예"라며 "위헌, 위법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2019년 12월 24일 자에 검찰청법 일부개정법률안 수정안을 내실 때 바로 박범계 위원님께서 찬성하셨다"며 "찬성하신 내용대로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필요한 내용의 시행령을 만든 점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진짜 꼼수라면, 위장 탈당이라든가 회기 쪼개기 같은 그런 게 꼼수 아니겠느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은 "법률이 열어준 공간 내에서 시행령을 만들 수 있는 게 당연한 법치주의 원리"라며 "2020년에 이미 6대 범죄 이외의 영역에서는 검사의 직접 개시 수사가 금지됐고 2022년의 법을 통해서 이런 직접 수사 범위축소는 더욱 심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장관은 "그 시행령을 제가 이번에 바꿔 정상화시킨 것"이라며 "그렇게 법을 만들어놓으시고 거기에 대해서 맞게 시행령으로 만들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변죽을 울리지 마시고 구체적으로 뭐가 잘못됐는지 설명을 주셔야지"라면서 "꼼수다, 이런 말씀을 하지 마라"고 반박했다.

권인숙 의원이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대통령조차도 국회 입법권을 침해할 수 없다. 장관님이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설 수 있느냐. 아주 심플한 질문"이라고 묻자 한 장관은 "너무 심플해서 질문 같지가 않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이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답변 태도를 문제 삼자 한 장관은 "저는 그건 질문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점"이라며 "불쾌하셨다면 제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강욱 의원이 "저게 지금 사과하는 태도냐"라고 지적하자 한 장관은 "사과는 아니다"라고 재차 밝히기도 했다.
야당 측의 항의가 이어지자 국민의힘 간사인 정점식 의원이 "서로가 자중하면서 법사위를 원만하게 진행을 해야겠다는 그런 바람을 드려본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검수완박'을 집중적으로 때리며 한 장관을 엄호했다.
장동혁 의원은 검수완박법에 대해 "입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고 명백한 법문의 범위를 넘어서서 이걸 달리 해석해 달라고 우격다짐하는 것은, 국회 스스로가 입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다고 하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검사 출신의 유상범 의원은 '검수원복'에 대해 "일반국민이나 또는 법조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법적으로 위임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은 시행령으로 진행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의견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