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구속에 당내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과거 자신의 분신이라고 언급했던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이어 최측근 인사인 정 실장마저 구속되는 등 검찰발 대형 악재가 잇따르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검찰 수사 칼날이 결국 이 대표로 향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당내 일각에서는 이르면 올해 안에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연합뉴스는 당 관계자가 "검찰 수사가 허점 투성이었는데도 법원이 정 실장을 구속한 것은 어느 정도 범죄가 소명된 것 아니냐는 걱정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몹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이재명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이 취임 석 달도 안 돼 최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권을 잡자마자 밀어붙인 '민생 드라이브'가 서초동발 리스크에 고스란히 묻히면서 정기국회 막바지 정국 주도권 싸움에서도 수세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대표는 전날 새벽 정 실장이 구속되자 페이스북에서 그를 '정치적 동지'로 일컬으며 "유검무죄, 무검유죄다. 조작의 칼날을 아무리 휘둘러도 진실은 침몰하지 않음을 믿는다"며 검찰을 맹비난했다.
다만 "제 유일한 걱정은 '이재명 죽이기'와 야당파괴에 혈안인 정권이 민생을 내팽개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역공 메시지의 방점을 '민생'에 찍었다.
일단 지도부는 '검찰독재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재정비, 당 차원의 총력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정 실장의 구속에 '휴일 당번'인 상근부대변인 대신 임오경 대변인이 직접 국회에 나와 브리핑을 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이러한 우려의 연장선상에서 당내 한쪽에서는 지난 8월 전당대회 때 도마 위에 올랐던 '이재명 리스크'가 결국 현실화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 대표 경선 당시 여타 후보들은 이 대표가 당권을 쥘 경우 당 전체가 '사법 리스크'에 휘말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당이 앞장서 정 실장·김 부원장의 결백을 엄호한 것을 두고 터져 나온 파열음이 정 실장 구속으로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