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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파업에 급식 차질…빵·우유 등 대체식

돌봄과 급식 등에 종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면서 교육 현장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25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

교육공무직으로 불리는 이들은 교육기관과 학교에 근무하는 근로자 중 공무원이 아닌 이들을 말한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2만1천3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하면서 학교 3천160곳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의 경우 오전 11시 기준 교육공무직 2만4천789명 중 1천382명(5.58%)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때문에 144곳(10.19%)에서 정상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130곳은 빵·우유 등 대체식을 제공했고, 2곳은 도시락을 지참하게 했다.

나머지 12곳은 정기고사나 학사일정 조정 등을 통해 급식난을 피했다.

돌봄교실도 10곳(공립 기준)에서 운영되지 못했다.

서울의 한 학교 급식실 관계자는 "대체식으로 햄치즈샌드위치, 빵, 음료수가 나왔다"며 "더 먹을 사람은 더 먹고, 물량이 부족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학교 급식
▲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임금 차별 해소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25일 서울시 성동구의 한 중학교에 샌드위치와 머핀 등 대체 급식의 메뉴가 적혀있다. [연합뉴스 제공]

초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는 "대체식으로 아들 학교에 삼각김밥이 나왔다고 들었다"며 "아들한테 평소에도 삼각김밥을 먹여본 적이 없는데 속상하다"고 말했다.

한 중학교 학부모도 "급식으로 카스텔라 1개, 팩 주스 1개, 귤 1개 나왔다"며 "한창 크는 중학생인데 이렇게 나왔다"고 속상해했다

경기에서는 교육공무직 3만7천293명 중 5천902명(16%)이 파업에 참여했다.

학교 2천708곳 중 849곳에서 빵·우유·과일 같은 간편식이 제공됐고, 19곳은 급식을 중단했다. 돌봄교실 64곳도 문을 닫았다.

이 지역 한 초등학교의 경우 영양교사를 제외한 학교급식 종사자 5명 중 4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1명이 병가를 내면서 급식은 인스턴트 간편식으로 대체됐다.

점심시간이 돼 병설 유치원 원아를 시작으로 학생들이 급식실에 들어서자 교직원들은 비닐봉지에 주먹밥, 머핀, 팩 주스, 귤을 넣어 나눠줬다.

평소와 다른 점심 풍경에 일부 유치원생들이 쭈뼛거리자 교사들은 "평소처럼 하면 된다"며 아이들을 달랬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해 2차례의 파업 때는 대체식 준비 등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번은 비교적 순탄하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파업률이 한 자릿수인 대구(6.3%)에서는 48곳이, 경북(6.78%)에서도 154곳이 빵과 음료, 도시락 등으로 급식을 대체했다.

경남지역 학교 857곳 중에도 235곳(27.4%)이 급식을 중단했고, 울산도 74곳(27%)에서 급식 차질이 빚어졌다.

광주에서는 전체 학교(254곳)의 절반에 가까운 128곳이, 전남은 877곳 중 131곳(14.9%)이 대체급식을 제공하거나 재량휴업했다.

이날 하루 운영을 멈춘 돌봄교실은 전국적으로 453곳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상경해 서울 여의대로 등지서 열린 파업 대회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의 파업을 바라보는 학부모 반응은 싸늘하다.

학부모 A(48·경기 고양시)씨는 "아무리 정당한 목소리라도 아이들을 볼모로 하면서 국민적 공감을 얻겠냐"며 "더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요셉 충북학부모연합회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이해하지만 기본적인 의무조차 저버리면서 교육 당국을 압박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