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은 22일 미국 자동차 기업 포드(Ford), 튀르키예 최대 규모 기업 코치(Koç Holding)와 함께 튀르키예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의 주요 골자는 튀르키예 바슈켄트(Başkent) 지역에 2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추진하는 것이며, 2026년 양산을 시작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차후 배터리 공장의 규모를 45GWh까지 확대하는 것을 2차 목표로 삼고 있다.
아울러 합작법인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포드가 납품받아 유럽 및 북미 시장에서 생산되는 상용차에 탑재된다.
한편 포드와 코치는 이미 튀르키예 내에 ‘포드 오토산(Ford-Otosan)’이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연간 45만 대의 상용차를 생산하고 있다.
대부분의 생산량이 유럽 시장으로 흘러가는 포드 오토샨에 이어 LG에너지 솔루션과의 합작법인도 뒤를 따를 전망이다.
▲ LG에너지솔루션, 유럽 1위 상용차 기업 포드와 함께 시장 지배력 확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상호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협약이 수월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EU의회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지난 14일 통과시키면서 유럽 전기 상용차 시장의 고성장 기조가 사실상 확정되었고, 치열한 글로벌 기업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이어졌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수한 품질·성능을 가진 배터리의 공급을 통해 유럽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했던 포드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이번 MOU로 이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생산능력과 성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연간 20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6개 국가에 배터리 생산라인을 구축한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포드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협업을 추진한 이유도 이러한 압도적인 생산량에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포드는 8년 연속 유럽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전통적인 강자다.
포드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트랜짓(Transit)만 보더라도 2018년부터 5년 연속 글로벌 LCV(Light Commercial Vehicle) 부문 판매량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트랜짓 한 종류만 봐도 2021년 기준 유럽 시장에서 연산 27만 대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향후 유럽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예견된 만큼 차량 전 부문에서 막대한 양의 배터리 수요가 발생할 전망이다.
포드는 작년 정기 발표를 통해 2030년 전략 ‘포드 플러스’를 발표하여 300억 달러 이상의 투자와 전기차 200만 대 생산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신차의 전기차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는 2011년 첫 전기차 배터리 계약을 맺었으며, 이후 매년 계약을 확대하면서 상호 파트너십 관계를 곤고히 하고 있다.
그간의 교류에 이번 협약까지 더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포드의 10년지기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전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은 “독보적인 글로벌 생산 경험과 투자 역량, 차별화된 제품 경쟁력이 포드와 오랜 파트너십을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앞으로 선도적인 고객 가치 역량을 더욱 강화해 포드, 코치와 함께 유럽의 전기차 전환을 가속화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 포드 부사장 리사 드레이크(Lisa Drake)는 “LG에너지솔루션 및 코치와 함께 탄탄한 생산 기반을 마련해 성장하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