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사이드] 은평구 갈현동 흉기 난동, 이유는

서울 은평구 갈현2동 구산역 인근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이 발생했다.

28일 서울 은평경찰서와 당시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26일 오후 A씨는 지하철 6호선 구산역에서 걸어서 8분 정도 거리의 주택가에서 흉기 난동을 벌였다.

A씨가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행인이 연기가 난다고 지적하면서 시비가 붙었고, A씨는 자동차 트렁크에서 흉기를 꺼내 상대를 위협했다.

오후 7시26분쯤 목격자가 이를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필로티 구조의 빌라 건물 1층 주차장에서 양손에 흉기를 든 A씨와 대치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경찰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고, 자신의 가슴에 흉기를 댄 채 자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은 A씨와 대화를 시도하며 흉기를 내려놓도록 유도하다가 특공대를 투입해 A씨를 제압했고, 2시간 반여 만인 오후 10시5분쯤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은 A씨의 양손에 있던 흉기 2자루와 A씨의 가방에 있던 흉기 6자루, 총 8자루를 압수했다.

▲ 흉기 난동이 벌어진 서울 은평구 갈현동의 한 주택가. [연합뉴스 제공]

◆ 왜 흉기 난동을 벌이게 됐을까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A씨가 흉기를 들게 된 계기는 지나가던 사람이 담배 피우는 것을 지적했던 것이다. 즉, 간접흡연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던 것으로 예상된다.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는 사람들이 담배 연기에 노출되는 상황을 간접흡연이라고 한다. 담배 연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에서 흡연자를 지적하면서 시비가 붙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 목격자는 담배 피우는 것을 지적했던 상대가 도망가자 A씨가 경찰에게 '그 사람을 데려오지 않으면 다 죽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다만 A씨가 간접흡연 문제로 시비가 붙은 정황이 경찰 수사로 확인되지는 않았다.

한편, 당시 A씨는 경찰과 대치하던 중 어머니와 외삼촌을 불러달라고 요구해 흉기 난동의 원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건 다음 날인 27일 조사에서 혼자서 술을 마셨고 자해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A씨가 26일 오후 5시쯤 범행장소 맞은편 호프집에 혼자 들어가 2시간 넘게 술을 마셨고 가족과 직장 문제로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는 목격자 진술이 확보됐다.

A씨는 4년 전 조울증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으나 최근 약을 복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소지했던 흉기는 10년 전 요리사로 일할 당시 낚시를 다닐 때 사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흉기난동 원인을 가족 간의 금전적인 다툼으로 추정했다.

이후 28일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인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다른 사람을 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가족 간 금전 문제로 흉기 난동을 벌인 것이 아니라고 했으며, 정신질환도 없다고 주장했다.

영장실질심사 후 A씨는 언론을 통해, 흉기 난동의 이유는 금전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어머니가 무속인에게 300만원을 갖다준 것이 속상해 술을 마시고 소리를 질렀는데,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몰려와 겁에 질렸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택배기사와 대리기사로 일할 때도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었었으며, 자신의 주변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 속상했다고 밝혔다. 다수의 흉기에 대해서는 요리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이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