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증원하되, 대학 사정에 따라서는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야권과 시민사회에서 요구가 많은 지역의대 신설과 관련해서는 수요가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으며 지역의사제 도입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에 증원 여력이 있는 경우 2025학년도 정원에 우선 고려할 것"이라며 "증원 수요는 있으나, 추가적인 교육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는 대학의 투자계획 이행 여부를 확인해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의사인력 확충의 시급성을 감안해 2025학년도 정원은 기존 대학을 중심으로 (증원을) 우선 검토하고, 지역의 의대 신설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경실 보건의료정책관은 "지역의대 신설은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것에 비해 고려 사항이 굉장히 많다"며 "지역 내에서 얼마나 수요가 있는지, 지역의 의료역량 등을 살펴보고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일정 기간 지역근무 의무를 부여하는 지역의사제 도입도 '지속적인 검토' 과제에 넣었다.
정 정책관은 "사회적으로 여러가지 장단점이 제기되고 있고,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역인재 전형이나 의대생 지역의료실습 프로그램, 전공의 지방 배치 확대 등 여러 지역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학별 증원 수준을 결정하기 위해 이날부터 각 의대의 증원 수요와 수용 역량을 조사한다.
정부가 교원·시설 등 교육 역량과 투자계획을 조사하면 각 대학은 증원 수요를 작성해 대학본부를 통해 회신한다.
다음 달에는 교육부, 전문가와 함께 '의학교육점검반'을 꾸려 서면 검토와 현장점검을 한다.
점검반의 단장은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이 맡으며, 복지부와 교육부 관계자, 의학계, 교육계, 평가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정 정책관은 "올해 안에 마무리할 수 있을지 시기는 확정해서 말하기 어렵다"며 "최대한 빨리 수요조사와 사회적 논의를 마무리해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가 교육부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통보하면 교육부는 대학에 정원 배정계획을 안내하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한 후 내년 상반기까지 대학별 정원 배정을 확정한다.
조 장관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전체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의료 이용이 많은 고령인구가 증가한다면 2050년까지 의료 수요가 지속적으로 많아지고, 임상의사는 더 부족해질 전망"이라며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의사인력 확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2006년 이후 3천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1천명 이상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지난 19일 구체적인 증원 폭 등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사단체 등이 반발하자 발표를 미뤘다.
조 장관은 의대 정원 확대 논의와 관련해 의사들뿐만 아니라 다른 보건의료인, 소비자단체 등과 논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복지부 간 공식 소통기구인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의사인력 확충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관련 단체 간담회, 지역의료 현장방문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다양한 보건의료 직역, 전문가, 소비자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등 사회적 논의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