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비화폰 무단 지급·증거인멸' 김용현 전 장관 오늘 1심 선고... 특검 징역 5년 구형

이겨례 기자
'비화폰 무단 지급·증거인멸' 김용현 전 장관 오늘 1심 선고... 특검 징역 5년 구형
©연합뉴스

 

대통령 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무단 지급받고 계엄 관련 증거 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1심 선고가 오늘 내려진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국가 보안 체계를 흔든 안보 범죄라며 김 전 장관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상태다. 이번 판결은 내란특검 출범 이후 첫 번째 기소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라는 점에서 법치 질서 확립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장관의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처를 기망하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이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군의 엄격한 지휘 체계와 보안 규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로 지목되어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앞두게 되었다. 본 사건은 지난해 6월 내란특검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공소가 제기된 이른바 '1호 기소' 사건으로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조직된 '제2수사단'의 수사단장 역할을 수행하며 해당 비화폰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김 전 장관이 비화폰을 적법한 용도로 사용할 것처럼 속여 국가 핵심 보안 장비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국방부 수장이 보안 장비를 비공식 경로로 유출한 것은 공직 기강의 중대한 해이이자 안보상의 허점을 노출한 범죄 행위라는 지적이다.

김 전 장관은 국회 의결로 비상계엄이 해제된 직후 관련 증거물을 조직적으로 파기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수행비서 역할을 하던 민간인 양모 씨를 통해 계엄 관련 서류와 노트북, 휴대전화 등 핵심 증거물을 인멸하려 했다는 것이 특검의 공소 사실이다. 이는 헌법 질서를 수호해야 할 국무위원이 오히려 사법 절차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방해하려 한 시도로 해석되어 법조계의 비판을 받아왔다.

특검팀은 공판 과정에서 이번 사건의 엄중함을 강조하며 피고인에게 중형이 선고되어야 함을 강력히 역설해 왔다. 조은석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의 행위는 단순한 개인적 범행을 넘어 국가 보안의 근간을 뒤흔든 중대한 안보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군 고위직으로서의 책무를 망각하고 국가 안보 자산을 사적 네트워크와 계엄 관련 행위에 오용한 점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논리다.

김 전 장관 측은 이번 기소가 이미 진행 중인 내란 관련 재판과 중복된다는 논리를 펴며 공소 기각을 주장하고 있다. 비화폰 지급과 증거 인멸 행위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포섭되는 만큼 별도의 기소는 이중 처벌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현재 김 전 장관은 내란 관련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0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을 진행 중인 상황이며, 이번 재판에서도 동일한 법리적 쟁점을 내세워 방어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선고는 기소 이후 약 11개월 만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특검법이 정한 6개월 이내의 처리 기한을 훌쩍 넘긴 상태다. 김 전 장관 측이 재판부 기피 신청과 관할 이전 신청, 집행정지 신청 등 다양한 불복 절차를 밟으면서 재판 일정이 상당 기간 지연된 결과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절차적 지연이 훈시규정에 해당하여 소송 효력에는 영향이 없으나, 신속한 사법 정의 실현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고 평가한다.

오늘 선고 결과는 향후 이어질 내란 관련 상급심 재판과 다른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수사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가 특검의 구형대로 실형을 선고할 경우 안보 자산의 사적 유용과 증거 인멸 시도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잣대가 재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법치주의의 확립과 국가 보안 체계의 무결성 회복이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법원의 최종 판단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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