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당시 계엄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보내 내란을 선전한 혐의를 받는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에 대해 종합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 2월 종합특검이 출범한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지는 피의자 신병 확보 시도로 법조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는 21일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이 전 원장에 대한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최종 판단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법 이종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는 21일 이은우 전 KTV 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검찰이 청구한 영장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전날 이 전 원장에게 내란 선전 혐의를 적용하여 전격적으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이는 비상계엄 선포라는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공영 방송의 기능을 수행해야 할 KTV를 내란 행위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특검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이 전 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부터 2024년 12월 13일까지 계엄 및 포고령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뉴스를 반복적이고 집중적으로 보도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KTV는 계엄의 위헌성과 불법성을 지적하는 정치권 및 시민사회의 비판적 목소리는 조직적으로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등 극도로 편향된 보도 기조를 유지했다. 특검은 이러한 행위가 단순한 방송 편집권의 행사를 넘어 헌법 질서를 파괴하는 내란 행위를 정당화하고 고취한 범죄에 해당한다고 규정했다.
이번 영장 청구는 이 전 원장이 이미 기소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직권남용 혐의와는 별개의 사법적 판단을 구하는 절차로 추진되었다. 앞서 이 전 원장은 계엄 선포 직후 정치권의 비판 발언이 담긴 방송 자막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기소되어 다음 달 26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특검팀은 기존 기소 내용이 자막 삭제라는 개별적 행위에 국한된 반면 이번 혐의는 계엄 선포 이후 10일간 지속된 보도 행위 전체를 포괄하는 광범위한 내란 선전 행위라고 설명했다.
종합특검은 전체 수사 기간 150일 중 절반을 넘긴 시점임에도 아직 단 한 명의 피의자도 구속하거나 기소하지 못해 성과 부재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 전 원장에 대한 영장 청구는 특검의 수사 의지를 대외적으로 증명하는 동시에 향후 계엄 관련 윗선으로 향하는 수사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만약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특검의 내란 수사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이지만 기각될 시에는 수사 동력의 급격한 상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국가 기관의 홍보 행위와 내란 선전 사이의 법적 경계를 확정하는 중요한 사법적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KTV가 헌정 파괴적 상황에서 어떠한 공적 책임을 수행했는지가 사법적 판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내란 선전죄는 그 구성 요건이 매우 엄격하고 까다로운 만큼 특검이 확보한 물증과 논리의 구체성이 영장 발부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피의자에 대해 유사한 사실관계로 다시 영장을 청구하는 것이 이중기소나 과잉 수사에 해당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피의자 측은 보도 내용의 구성과 배치는 방송사의 고유한 편집권 영역이며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기관 본연의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라는 논리로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법리적 쟁점은 향후 영장 심사 과정에서 특검팀과 피의자 변호인 간의 치열한 법리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법원의 이번 결정은 종합특검의 남은 수사 기간 동안의 행보와 수사 범위를 결정짓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영장이 발부되면 특검은 이 전 원장의 보도 지시 과정에서 상부 조직이나 대통령실과의 구체적인 교감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칠 방침이다. 반면 영장이 기각될 경우 무리한 신병 확보 시도라는 비판과 함께 특검의 수사 정당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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