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한국 축구는 더 근본적인 민낯과 마주하고 있다. 다음 세대를 이끌 지도자가 없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사퇴를 선언했다.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 역대급 전력을 보유한 데다 이동 거리와 상대 전력 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이었기에 팬들의 충격은 2014년 브라질 대회 탈락 때보다 훨씬 크다. 그가 낙마한 자리에 거론되는 후보는 김기동 FC서울 감독, 이정효 수원 삼성 감독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더 심각한 문제는 그다음이다. 1970년대 후반생 이후 세대 스타 축구인 중에서 꾸준히 현장을 지키며 지도자 커리어를 쌓은 인물을 찾기가 극히 어렵다. 스트레스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훈련장 대신, 리스크가 적은 TV 예능과 유튜브를 택한 이들이 대다수다. 정작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으로 현재 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천수는 이번 실패를 두고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현장을 떠난 이가 현장을 향해 훈수를 두는 아이러니다.
일본은 정반대다. 3회 연속 월드컵에서 주장 완장을 찼던 하세베 마코토는 2024년 은퇴 직후 프랑크푸르트 U-21 코치로 지도자 경력을 시작했고,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의 부름을 받아 대표팀에도 합류했다. 유럽 진출 1세대인 나카무라 순스케 역시 코치로 대표팀을 보좌하고 있다. 한국으로 치면 박지성과 이영표가 함께 대표팀 코치로 들어와 있는 셈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의 요시다 마야는 국가대표 은퇴 직후 '훈련 파트너'로, 부상으로 낙마한 미나미노 다쿠미는 '멘토'로 후배들 곁에 섰다.
한국 축구의 재건은 단순히 다음 감독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스타들이 카메라 앞이 아닌 훈련장으로 돌아와 책임을 나눌 때, 그 공백은 비로소 메워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