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구 58만 명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의 수비수 시드니 로페스 카브랄(23)이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꽂아 넣은 연장전 동점 골이 팬들의 선택으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골에 선정됐다.
FIFA는 28일(한국시간) "카브랄이 32강전 아르헨티나전에서 터뜨린 환상적인 골이 '현대 골 오브 더 2026 FIFA 월드컵'에 선정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나온 총 308골 중 12골을 추려 현지시간 20일부터 27일까지 전 세계 팬 투표를 진행했다.
그 골의 순간은 여전히 생생하다. 1-2로 끌려가던 연장 전반 13분, 카브랄은 상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를 제치고 안으로 파고들며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공은 몸을 날린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의 손끝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골문 오른쪽 상단으로 빨려 들어갔다. 미국 마이애미 스타디움을 가득 채운 6만 5천여 명의 관중이 순간 숨을 멈췄고, 곧이어 폭발적인 함성이 터져 나왔다.
카브랄은 FIFA 인터뷰에서 "공이 골대 구석으로 향하는 걸 봤을 때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골 직후 그는 동료들을 제치고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경기 전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한 약속 때문이었다. "막상 달려가 보니 어머니는 제가 바로 앞에 있는 줄도 모른 채 울고 계셨어요. 골을 넣었을 때 기절하셔서 모두가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던 거였죠."
비록 카보베르데는 연장 후반 자책골을 내주며 2-3으로 패해 대회를 마감했지만, 이 팀이 이번 대회에서 남긴 발자국은 결코 작지 않다. 월드컵 첫 출전에서 최종 우승국 스페인(0-0), 우루과이(2-2), 사우디아라비아(0-0)와 비겨 H조 2위로 32강에 오른 것 자체가 이미 역사였다.
카브랄은 2006년 독일 대회 이후 이어진 이 시상에서 2018년 러시아 대회 뱅자맹 파바르(프랑스)에 이어 풀백으로는 역대 두 번째 수상자가 됐다. 브라질 레전드 풀백 마르셀루도 카브랄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직접 메시지를 보내왔다. 카브랄은 "마르셀루가 내게 투표했다고 해서 기쁘고 영광이었다. 그는 내가 존경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작은 섬나라의 젊은 수비수가 발끝 하나로 전 세계를 홀린 순간, 2026 북중미 월드컵의 영원한 명장면이 탄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