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역설적으로 축구 유니폼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축구 유니폼을 일상복처럼 즐겨 입는 이른바 '블록코어(Blokcore)' 패션이 월드컵 열기와 맞물려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블록코어는 영국 속어로 남자를 뜻하는 '블록(Bloke)'과 평범한 멋을 의미하는 '놈코어(normcore)'의 합성어다. 2024년 블랙핑크 제니와 뉴진스 등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이 착용하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최근 스포츠 관람 문화가 확산되면서 하나의 독립적인 패션 트렌드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숫자가 이 열풍을 증명한다.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29일까지 '유니폼' 검색량은 3월 같은 기간 대비 무려 453% 급증했다. '대한민국 축구 유니폼' 검색량은 같은 기간 5,476%라는 경이로운 상승률을 기록했고, '국가대표 유니폼'(1,001%), '국대 유니폼'(1,264%), '블록코어'(183%) 등 관련 키워드도 일제히 치솟았다. 거래액 역시 '축구 유니폼 상의'가 3월 대비 407%, '축구 유니폼 하의'가 231% 늘었다. SSG닷컴에서도 지난달 유니폼 매출이 5월 동기 대비 662%, 3월 대비 408% 증가하며 수요 확대를 실감케 했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EPL 리버풀을 17년째 응원해 온 오모(36) 씨는 "예전엔 유니폼을 사도 입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제는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어 같은 팀 유니폼을 입은 사람과 유대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축구뿐만 아니라 연간 누적 관중 600만 명을 돌파한 프로야구도 이 흐름에 올라탔다. 두산 베어스는 '망그러진 곰' 캐릭터와, SSG랜더스는 '핑구'와 각각 콜라보 유니폼을 선보였고, LG트윈스는 '헬로 키티'와의 협업을 예고했다. 팬들 사이에서 콜라보 유니폼은 단순한 응원 도구를 넘어 '찐팬'의 상징으로 통한다.
대표팀의 성적과 무관하게 스포츠 유니폼은 이제 경기장 밖 일상에서도 당당히 빛나고 있다. 월드컵이 남긴 가장 뜨거운 유산은 어쩌면 패션 그 자체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