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차기의 악몽이 한 시대의 막을 내렸다.
로날트 쿠만(63)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감독이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탈락의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네덜란드축구협회는 1일(한국시간) "쿠만 감독이 계약 연장을 하지 않겠다고 협회에 통보했다"며 공식 결별을 발표했다.
전날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32강전, 네덜란드는 모로코와의 혈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짐을 쌌다. 2022 카타르 대회에서 8강까지 오르며 저력을 과시했고, 이전 11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단 한 번도 16강 밖으로 밀려난 적이 없었던 네덜란드였다.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맞이한 단판 승부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탈락을 맛본 것이다.
쿠만 감독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끈 데 이어, 2023년 1월 다시 감독직에 복귀해 유로 2024 준결승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비적인 전술로 비판을 받아온 터였다.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심경을 밝힌 쿠만 감독은 "네덜란드 감독으로의 시간이 이렇게 끝나는 것이 마음 아프다. 우리 모두 월드컵에서 역사를 만들겠다고 꿈꿨지만 그렇게 되지 못했다"며 "감독으로서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아내와 아이들, 손주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며 은퇴의 변을 전했다.
쿠만 감독은 유방암으로 투병 중인 아내 바르티나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힘겨운 싸움을 할 때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아내는 병환에도 나를 지지해주며 임무를 완수하도록 도와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선수 시절 78경기에 출전하며 1988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에 기여한 쿠만은 아약스, 바르셀로나 등 유럽 명문 클럽에서도 감독 경험을 쌓은 지도자다. 이제 그의 공백을 누가 채울지, 네덜란드 축구의 새 판짜기가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