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026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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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하나가 죽음의 협박으로"…캄파스 사태, 32년 전 에스코바르의 악몽 다시 소환

김동민2026년 7월 11일조회 2
[사진=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결정적 순간 슈팅을 놓친 콜롬비아 미드필더 하민톤 캄파스(26)가 살해 협박을 받아 대표팀과 함께 귀국조차 하지 못하는 충격적인 사태가 벌어졌다.

콜롬비아는 지난 8일 열린 16강전에서 스위스와 연장 120분을 0-0으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 과정에서 아르헨티나 로사리오 센트랄 소속 2000년생 미드필더 캄파스는 후반 21분 교체 투입된 뒤 연장 후반 5분, 상대의 치명적인 패스 실수를 틈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왼발 슈팅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캄파스는 이후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서 골을 성공시켰지만, 팀은 끝내 무릎을 꿇었다.

경기 직후 캄파스의 SNS는 아수라장이 됐다. 비난을 넘어 그와 가족을 향한 살해 협박 글까지 쏟아졌다. 결국 캄파스는 댓글을 차단했고, AP통신에 따르면 신변 안전을 우려해 대표팀 동료들과의 귀국 항공편에도 탑승하지 않았다.

콜롬비아축구협회는 11일 공식 성명을 내고 "어떤 선수도 국가를 대표했다는 이유만으로 협박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강력 규탄하고, 수사당국에 조속한 수사를 촉구했다. 캄파스 본인도 SNS에 "어떤 열정도 증오를 정당화하거나 누군가를 두려움 속에 살게 할 수는 없다"며 과도한 비난 자제를 호소했다.

이번 사태는 32년 전 콜롬비아 축구의 가장 어두운 기억을 소환한다. 1994년 미국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자책골을 넣었던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는 귀국 후 고향 메데인에서 총격을 받고 목숨을 잃었다. 그 비극으로부터 32년이 지났지만, 콜롬비아 축구팬 일부의 광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이번 사건이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캄파스는 그라운드에서 웅크린 채 괴로워하는 자신의 사진을 올리며 "지금은 이 경험에서 배우고 더 강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일만이 남아 있다"고 밝혔다. 26세 젊은 선수의 용기 있는 메시지가, 비극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외침으로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