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026 특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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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클랜드 영유권 설전까지…잉글랜드-아르헨티나 4강, 축구를 넘어선 '역사 전쟁'

김동찬2026년 7월 14일조회 14
포클랜드 영유권 설전까지…잉글랜드-아르헨티나 4강, 축구를 넘어선 '역사 전쟁'
[사진=연합뉴스]

오는 1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펼쳐질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준결승, 잉글랜드 대 아르헨티나의 대결이 축구장 밖에서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포클랜드(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제도 영유권을 둘러싼 양국의 설전이 경기를 사흘 앞두고 재점화됐다.

불을 먼저 지핀 건 아르헨티나였다. 파블로 키르노 아르헨티나 외무장관은 현지 일간지 라나시온 기고를 통해 "시간이 흐른다고 불법 점령이 주권으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라며 영유권 주장을 재차 강하게 제기했다. 키르노 장관은 1986년과 2013년 주민투표에서 영국령 지지가 압도적으로 나온 것에 대해서도 "점령국이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인구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실제 수치는 다르다. 2013년 주민투표에서 99.8%가 영국령 유지에 찬성했고, 반대는 단 3명(0.2%)에 그쳤다. 1986년에도 96.5%가 영국 지지를 택했다.

영국 총리실은 즉각 반박했다. 키어 스타머 총리실은 13일(현지시간) "포클랜드 제도 주민들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가 있는 영국인"이라며 "주민들의 자결권이 최우선"이라고 못 박았다. 다만 월드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으려는 듯 "총리는 오직 준결승과 결승 진출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축구는 사람들을 집결시키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국의 감정적 골은 역사에 깊게 패여 있다. 아르헨티나는 1982년 포클랜드 탈환을 위해 군사 침공을 감행했지만 두 달여 만에 항복하며 전쟁을 끝냈다. 이 전쟁에서 아르헨티나군 649명, 영국군 255명, 민간인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주에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수들이 "말비나스를 위해 우승하겠다"는 노래를 부르는 영상이 확산되며 현지 여론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한편 스타머 총리는 잉글랜드가 결승에 진출할 경우 19일 미국 뉴저지로 직접 날아가 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앤디 버넘 하원의원에게 총리직을 이양하기 직전인 만큼, 이 경기가 스타머 총리의 마지막 해외 공식 일정이 될 전망이다. 그는 앞서 잉글랜드 우승 시 공휴일 지정도 시사한 바 있다. 피치 위의 승부와 피치 밖의 역사가 뒤엉킨 이 한 판, 애틀랜타의 밤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